전력기기 3사 1분기 수주잔고 37조원…전년 대비 50% 급증
친환경 수요 늘어날 것에 대비해 관련 기술 개발도 한창
효성·HD현대·LS, 각사별 기술 개발하며 친환경 시장 대응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전력기기 업계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수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친환경 제품을 통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 전력기기 업계가 친환경 기술 개발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미래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일렉트릭이 독자 개발한 SF₆-프리 고압차단기를 고객사 검사관이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기기 3사(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의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37조27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24조8086억 원에 비해 12조4679억 원(50.3%) 증가한 수치다. 

전력기기 업계는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지만 친환경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전력기기 시장이 단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탄소중립에 대한 대응도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력기기 3사는 친환경 제품을 내세워 수주를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은 효율이 높고,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전력기기 개발을 통해 탈탄소화 움직임에 발을 맞추고 있다. 

변압기는 저손실·고효율 기술에 더해 생분해 식물유·친환경 합성유 등 친환경 절연유를 적용해 친환경성을 높였다. 차단기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SF₆(육불화황)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가스를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99% 이상 줄이며 차세대 친환경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SF₆-프리 고압차단기를 개발하며 친환경성을 높이고 있다. SF₆는 우수한 절연·차단 성능을 갖추고 있으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환경 부담이 컸다. 이에 회사는 새로운 설계·해석 기술과 대체 절연물의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72.5kV(킬로볼트), 145kV, 170kV 제품 개발을 완료한 가운데 420kV 제품은 올해 상반기 내로 개발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또 2028년까지는 SF₆-프리 고압차단기 전 제품군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도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친환경 전력기기 수요 증가에 대응해 할로겐 프리 기술을 통해 환경 규제 대응력을 강화했다. 할로겐은 폐기 시 유독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에서 환경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올해 안에 전력기기 절연부품 소재를 단계적으로 할로겐 프리 소재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SF₆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170kv급 친환경 가스절연개폐기(GIS)를 개발했으며, 사용 후 폐기되는 가스를 회수·재활용이 가능한 가스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통해서도 친환경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력기기 시장의 성장 동력이 앞으로는 친환경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전력 인프라가 필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SF₆를 포함한 불소계 온실가스 사용 규제에 나섰다. 2032년부터는 145kV를 초과하는 고압차단기에서는 SF₆ 사용이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이같은 친환경 움직임음 국내 전력기기 업계에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이지만 국내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기술을 확보하면서 대응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도 지속적인 친환경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많은 일감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친환경 기술 개발에 뒤처지면 점차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선제적으로 친환경 트랙 레코드를 구축한 업체들이 향후 글로벌 전력 시장의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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