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부른 전세 실종…서울 전셋값 반년 만에 7억 ‘폭등’
수정 2026-06-20 14:38:30
입력 2026-06-20 14:38:44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파로 전세 매물 16% 급감
계약갱신율 50% 육박, 신규 매물 품귀 속 최고가 속출
계약갱신율 50% 육박, 신규 매물 품귀 속 최고가 속출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수급 불균형을 겪으며 서울 전역에서 수억 원씩 오른 신고가 거래가 늘고 있다.
지난해 단행된 서울 전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실거주 의무화 조치로 전세 공급이 급감한 데다, 매매 전환을 미룬 임차인들이 대거 갱신 계약을 택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신규 매물이 줄었기 때문이다.
![]() |
||
| ▲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수급 불균형을 겪으며 서울 전역에서 수억 원씩 오른 신고가 거래가 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여기에 하반기 입주 물량 감소와 주식 시장 호황에 따른 자금력 개선이 맞물리면서, 하반기 수도권 매매·전세 시장이 동반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매물 잠김'에 강남·강북 막론하고 전셋값 수직 상승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주요 단지의 신규 전세 계약 가격이 반년 만에 수억 원씩 오르고 있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의 경우 올해 1월만 해도 17억 원 수준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으나, 4월 20억 원을 돌파한 뒤 지난달에는 24억 원에 거래됐다. 불과 5개월 사이에 전셋값이 7억 원이나 수직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서울 전역으로 확산 중이다.
강북권 대표 단지인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지난 1월 7억5000만 원이던 신규 전셋값이 지난달 11억 원으로 올랐고, 마포구 '공덕자이' 전용 84㎡ 역시 이달 10억5000만 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연초 대비 2억 원 이상 급등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입증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 1372만 원으로, 지난해 동월(5억7199만 원) 대비 4173만 원이 상승했다.
◆ 규제가 막은 공급, 갱신 계약 증가가 부른 '신규 매물 실종'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세 시장 불안의 일차적 원인으로 '정책 부작용'을 꼽는다. 지난해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강력한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자 시장에 공급되던 전세 물량이 묶여버렸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조사 결과, 이달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541개로 지난해 말(2만3263개)과 비교해 반년 만에 16%나 감소했다.
치솟는 가격과 매물 부족에 부담을 느낀 기존 세입자들이 이사를 포기한 점도 매물 잠김을 심화시켰다.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4만9730건) 중 갱신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9.8%(2만4785건)에 달했다. 지난해 서울 평균 갱신율(42.2%)보다 7.6%포인트나 치솟은 수치다.
결국 시장에 나오는 신규 전세 물량 자체가 줄어들었고, 이 소수의 신규 매물이 전세 시장의 실거래 가격을 곧바로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 건산연 "하반기 수도권 집값 더 뛴다…'패닉바잉' 재현 우려"
문제는 이 같은 전세난이 하반기 매매 시장의 불안을 촉발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2026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에 따르면, 하반기 주택 시장은 지난 2021년 '패닉 바잉(공포 매수)' 열풍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건산연은 올해 상반기 1.4% 상승한 수도권 전셋값이 하반기에만 3.6% 급등하며 연간 5.0%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세 공급 부족과 보증금 부담이 가중되면 임차 수요 중 일부가 매매로 선회하거나 월세 시장으로 밀려나 주거비 부담이 확산될 수 있다.
실제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하반기에만 2.5% 추가 상승해 연간 기준 4.5% 급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지방 주택가격은 공급 누적과 지역 경기 양극화 등으로 인해 연간 0.5% 상승에 그쳐, 수도권과 지방 간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산연은 2023년 착공 물량 감소 여파로 올해 하반기 이후 신규 입주 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축 및 우량 입지에 대한 선호 현상이 집값을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증시 호황으로 자금력을 갖춘 매수 세력의 여력이 개선된 점도 매수 압박을 키우는 요인이다. 자금조달계획서상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중은 지난해 5월 4.90%에서 올해 1월 8.88%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입주 물량 감소가 이어지는 만큼 전세시장 안정화가 주택시장 전반의 안정을 위한 핵심 선결 조건"이라며 "정상 PF 사업장 및 실수요 기반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함께 신출 시장의 공급 물꼬를 트는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