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60일 종전 로드맵 합의…통항 재개 흐름 이어져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하…유가 안정 기대감 확산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미국과 이란이 60일 내 최종 종전 협정 체결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면 봉쇄 우려가 일부 완화된 가운데, 항공업계가 국제유가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선박 통항이 이어지며 국제유가 안정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레바논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협상이 한때 파행 위기를 맞는 등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유가와 항공유 가격 흐름이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20일 하루 동안 선박 67척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해협 내측에 대기 중이던 한국 선박들도 순차적으로 이동을 시작하고 있다.

   
▲ 아시아나항공 A321NEO./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 유가 부담 완화 기대감…유류할증료도 인하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중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 상당량이 이 해협을 거쳐 전 세계로 이동하는 만큼 통항 차질 우려가 커질 때마다 국제유가도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실제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됐던 시기에는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됐다.

항공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해왔다. 항공유는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비용 항목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항공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항공사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국제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일수록 유가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전면 봉쇄에 따른 최악의 공급망 충격 우려가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다. 종전 로드맵 합의 소식 이후 주말 사이 초대형 유조선들의 통항이 이어진 데다 이란 측이 석유 제품 수출 제재 면제와 일부 동결자금 해제 등 조치 진전을 확인하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국 선박들이 추가로 해협을 빠져나와 제3국으로 향하는 등 통항 재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유류할증료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은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전월보다 낮췄다. 다만 국제유가 안정이 곧바로 항공권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항공권 가격은 유가뿐 아니라 환율과 성수기 수요, 공급 좌석 규모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유류할증료 인하 효과가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트럼프 변수 여전…하반기 실적 가를 불확실성

다만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향후 60일간 진행될 본협상의 앞날은 여전히 험난하다는 평가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소통 보장의 전제조건으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을 내걸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주둔과 군사 대응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어서다.

미·이란 정상 간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권 주장에 대해 경고성 발언을 내놓자 이란 의회 측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상존한다. 여기에 원유와 가스, 컨테이너 해상운임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의 경계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환율 역시 변수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항공유 구매 비용 부담은 여전히 클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60일 로드맵 합의로 중동발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됨에 따라 고공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유가와 환율, 중동 정세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무박 2일 협상으로 최악의 공급 차질 우려는 다소 잦아들었지만, 이스라엘 변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확대될 경우 비용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는 만큼 향후 국제유가 흐름이 항공사들의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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