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물먹은 미래에셋, 현장검사 불가피…사내대출 DSR 규제 연계 필요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를 허가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거래 수수료가 시가총액의 약 70% 수준인 최대 1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증시 상승을 이끄는 두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쏠린 데 따른 것인데, 하락장 당시 레버리지 구조로 인해 수익률이 -37%까지 갔던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대강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를 허가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거래 수수료가 시가총액의 약 70% 수준인 최대 1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증시 상승을 이끄는 두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쏠린 데 따른 것인데, 하락장 당시 레버리지 구조로 인해 수익률이 -37%까지 갔던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중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은 코스피를 중심으로 반도체주 중심의 상승세를 계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매매 회전율이 급등해서 시장 불안정성(변동성)이 굉장히 심화되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19일 기준 국내 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약 7600조원(코스피 7000조원, 코스닥600조원)에 달하는데, 이 원장은 이 같은 불장 장세가 계속될 경우 조만간 8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반도체 대형주 회전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는데, 반도체주 중심의 거래 쏠림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며 "주식 거래 활성화와 함께 신용융자 잔고 등 차입 투자는 확대되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투자) 비중 자체는 하락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상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 주식거래량과 차입 투자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국한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묶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난달 27일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판매량 14조원을 돌파했는데, 개인 자금이 대거 쏠려 있다. 이 원장은 "대부분(92%)이 개인 투자자로 보이는데, 굉장히 위험한, 리스크가 있는 투자"라며 "레버리지 구조로 인해 연속 하락장 때 사실 -37%까지 가는 것들을 확인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가 소비자경보를 울렸는데 그럼에도 쿨링다운(cooling down, 안정)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레버리지ETF 회전율이 그나마 완화돼 130%까지 내려갔는데, 한때 200%까지 간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회전율 130%를 증권사 애플리케이션 매매수수료로 환산할 경우 적게는 5조원, 많게는 10조원을 넘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해당 종목 시총의 약 40~70%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자들이 수수료로 내는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이 원장은 "증시 변동성도 레버리지 ETF가 끌고 가는 현상이기도 하고, 이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 대외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금융위, 거래소 등과 투자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급격한 변동 상황이 있을 때 가계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별도의 안정 조치나 이런 것들을 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금감원의 미래에셋증권 현장점검도 거론됐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공모주 모집을 위해 경영진까지 적극 홍보에 나서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았는데, 공모주를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전액 환불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IPO를 통해 5억 5555만 5555주의 클래스A 주식을 신주로 발행했다. 미래에셋은 이 중 약 0.42% 규모인 231만 4815주를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배분받을 예정이었는데, 골드만삭스 측이 일방적으로 이 같은 공모주 배정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미래에셋은 결국 공모주 청약자금을 개인에게 전액 환불해야만 했다. 이를 계기로 당국은 미래에셋을 상대로 투자자보호절차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인데, 일각에서는 무기한 검사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저희의 관심은 투자자보호 절차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특히 해외 기관사의 물량 조절 관련 사실관계가 어땠는지를 보고 있는데 (금감원에) 민원이 많이 들어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갑자기 (미래에셋의) 전문 투자자가 4000명 정도 돼 있었다"며 "전문투자자 등록절차나 운영이 적절했는지 등을 보느라 (검사) 시간이 많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국은 골드만삭스로부터 왜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했는지 등을 추가로 살필 예정이다. 골드만삭스 측에는 자료요청을 검토하지 않는다.

"은행권 외화보유량 괜찮지만 수급 차질 문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으며 고환율 문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 은행권에 특별한 외화부족 현상은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미 이란 전쟁이 잠정 합의되면서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된 상황"이라면서도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라든지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등 시장 불안 요인이 상존하는 게 현실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환율은 1500원을 상시적으로 상회하는 상황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서 외화조달과 관련해 스프레드도 과거 평균 수준보다 안정적이긴 하다"면서도 "외화수급과 관련된 시장의 사이즈가 작아서 어려움을 갖고 있는 게 확인됐다"고 우려했다. 

다만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나 이런 규제비율들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사실 외화가 부족한 나라는 전혀 아니"라며 "단기적인 (외화) 수급 관련 부분이 시장 사이즈가 서로 맞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전·닉스 사내 저리대출, DSR 규제 고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및 저금리 사내대출이 부동산시장의 가격상승을 유도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내대출에 대한 DSR 규제 필요성이 거론된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수도권 거주자들이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두 기업 임직원들은 사내 금고를 활용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역차별 문제까지 조장되고 있다. 사내대출은 은행 자금이 아닌, 기업 자금을 활용하는 터라 DSR 사각지대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두 기업의 올해 실적을 토대로 지급될 성과급과 무주택 직원 대상 사내 대출을 합산하면 내년까지 최대 53조원대의 부동산 대기 자금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양사의 성과급 실수령액이 약 23조원을, 사내대출을 통한 자금이 30조원을 각각 웃돌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사내대출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기업들이) 자율관리를 해서 25.7평 이하, 규제 지역을 피하는 등 1차적으로 자체 관리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기업 복지의 영역을 금융이 DSR 시스템에 연계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마음 같아서야 (규제)하고 싶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공익적 측면에서 일정 부분 규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당국이 속단해 조치까지 취하는 건 사실상 무리라는 설명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역대급 호황' 발언에 대해서는 "다수의 현장이 그렇지 못하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 보완을 시사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경제 상황을 '역대급 호황'으로 평가하고,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남긴 바 있다. 

이 원장은 "반도체 두 개 회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명목성장률을 올리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현장은 그렇지 않다"며 "저희가 주목하는 부분은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사각지대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별다른 의견을 가지지는 않는다"면서도 "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 어려움에 직면하실 수 있는 분들에 대한 정밀한 정책적인 보완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새 지배구조 개선안, KB금융 숏리스트 나오기 전 발표

한편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의 셀프연임 등을 방지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지난 2일 롱리스트로 12명을 압축했는데, 다음달 3일께 1차 숏리스트 6인이 선발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숏리스트 발표 전 개선안이 윤곽을 드러낼 것임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숏리스트 작업이 시작된 KB금융이 3일로 알고 있는데, 그전에는 (개선안이) 발표될 거라고 보면 된다"며 "입법은 발표 이후 곧바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주 회장들 선임뿐만 아니라 행장들 선임에 대한 절차가 다수 예정돼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 모범기준 외 법률 개정안을 망라해 적용해야 할 과제들이 있는데, 스케줄에 차질되지 않도록 기준안들이 발표될 거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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