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연내 87% 회수가능" 입장에도 시장 냉담…대형사도 '신뢰성' 논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여파가 자본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증권업계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약 1251억원 수준으로 은행보다는 현저히 적지만 관련사들의 충당금 적립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 인수를 주관한 증권사들에 대한 책임 공방도 불거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여파가 자본시장에도 미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여파가 증권업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지난 12일 JTBC가 유동화증권 원리금 206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최종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기록한 데 이어서 지주사인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핵심 계열사들이 연이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그 여파가 자본시장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전체 금융권의 중앙그룹 관련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증권업계 익스포저는 약 1251억원 수준으로 금액만 봤을 때에는 비중이 절대적이진 않다. 그러나 이 금액을 질적 측면에서 분석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특정 중소형 증권사에 리스크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 부실채권 처리와 대규모 충당금 적립 과정에서 실적 악화는 물론 고객과의 신뢰 문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한양증권의 경우 중앙그룹 관련 익스포저가 약 840억원에 달해 증권사들 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있다. 840억원이라는 금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한양증권 자기자본(6478억원)의 약 1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한양증권 측은 올해 안에 약 87%, 내년 2월까지는 전액이 회수 가능하다는 입장을 냈지만 정작 한양증권 주가는 계속 해서 떨어지고 있다. 상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회사 측 설명과는 달리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대형사들 역시 상황에서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채권 인수를 주관하고 상품을 판매한 대형 증권사들에 대해선 책임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JTBC의 재무 상태가 이미 심각하게 악화된 상황에서도 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CP)을 발행할 때 인수 주관사로 앞장서며 발행을 도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디폴트 선언 전에도 JTBC의 장기 신용등급은 투자적격 등급 중 최하단인 'BBB/부정적'이었다는 점에서 리테일 채널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채권이 판매됐다는 점은 앞으로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들이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소위 '불완전판매' 주장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증권사들이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콘텐트리중앙 등 관련 계열사들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는 점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엄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만약 금융당국이 일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고강도 검사에 나선다면 이번 사안은 업계 전반의 판도를 변화시키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사안이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심사 등에까지 영향을 줄 경우 단순히 실적 이슈를 넘어 업계 전반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비우량 회사채 시장 투자심리는 철저하게 얼어붙은 상태"라면서 "향후 증권업계의 신사업 확장과 신인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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