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주식시장의 차익실현 자금 등이 주택시장으로 과다 유입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금리 상승이 금융불균형 완화에 기여하더라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이어질 경우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 소득과 주식시장의 차익실현 자금 등이 주택시장으로 과다 유입될 경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불균형 완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최근 물가 상승 우려와 통화정책 기대 변화 등으로 시장금리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한 상승 기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중장기적 금융시스템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46.0으로 장기평균(45.7)을 소폭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된 점에 주목했다. 주식 매수 과정에서 활용되는 신용융자·신용미수 잔액과 레버리지 ETF 순자산 총액은 올해 5월 기준 각각 39조4000억원, 3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위험 투자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신용융자와 신용미수, 레버리지 ETF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이후 가계 기타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은행권 한도대출 소진율은 올해 1분기 36%까지 상승했다. 한은은 이 같은 기타대출 증가분이 상당 부분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주가 조정 국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변동성 확대와 주식시장 자금의 부동산 유입 가능성이다. 한은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신용거래 반대매매가 늘어나고 레버리지 ETF 자금 유출도 확대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식시장의 차익실현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전월세 가격 상승 등으로 비규제지역에 등에 대한 매수수요가 강화되며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다"며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일관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금리 상승 자체는 금융불균형 축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자산가격을 중심으로 금융취약성이 완화되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또한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기관 자본비율 하락 폭도 업권별로 최대 0.2%포인트(p)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황건일 금통위원은 “올해 상반기 금융시스템은 국내 실물경기의 성장세 확대와 금융기관·대외부문의 양호한 복원력에 힘입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면서도 "취약부문의 부실 증가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 레버리지 투자 확대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금융불균형 누증을 방지하기 위해 가계부채와 레버리지 투자 등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정부와의 거시건전성 정책 공조를 일관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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