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력·환경 부담에 주민 반발 확산… 데이터센터 건설 변수 부상
호남·울산·구미·포항·대구 유치 경쟁 가열… AI 투자 거점 확보 총력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AI 산업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에서는 전력 사용량 증가와 환경 부담 등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반면 국내에서는 초대형 AI 인프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며 유치 경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 사진=AI 이미지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GPU와 서버를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냉각 설비 운영 과정에서 용수 사용량도 늘어나는 만큼 지역사회에서는 전력망 부담과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전력요금 상승과 수자원 사용 증가, 소음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인허가를 제한하거나 사업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유럽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AI 산업 육성을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가 필요하지만 전력 수급과 탄소배출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과 환경 영향 평가가 갈수록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해외는 님비? 한국은 핌피...뚜렷한 시각차

해외에서 데이터센터의 부정적 영향이 크게 부각된 반면 국내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데이터센터를 단순 IT 시설이 아닌 기업 투자와 일자리, 관련 산업을 끌어오는 핵심 인프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특히 최근 SK그룹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거론되면서 주요 지자체들도 유치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전력·통신 인프라 확충은 물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권은 AI와 반도체를 연계한 미래 산업벨트 구축 가능성이 거론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 역시 AI 데이터센터 투자 거점 후보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으며 제조업 기반과 에너지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구·경북도 AI 인프라 확보에 적극적이다. 대구는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데이터 산업 육성에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구미와 포항은 산업용 전력과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유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가 과거 국가산업단지 등과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유치 효과뿐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와 인재 유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역시 장기적으로는 주민 수용성과 전력 수급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AI 데이터센터 규모가 계속 커질 경우 국내에서도 전력망 부담과 환경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직접적인 고용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도 인지해야 할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반도체 주식의 열풍과 함께 정치적으로 이 열풍을 이용하려는 모습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데이터센터 유치전에 나서고 있지만, 부정적인 면이 표면에 드러나 있지 않은 만큼, 띄우기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현재는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주민 수용성과 환경 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도 투자 유치에만 집중하기보다 전력 인프라 확충과 지역사회 수용성 확보 방안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