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사료비는 줄이고 생산성 높인다…‘자가 섬유질배합사료’ 확산 본격화
수정 2026-06-24 14:49:38
입력 2026-06-24 14:47:47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맥주박·비지·깻묵·버섯사용후배지 등 농식품 부자재 47종 사료평가 완료
자가 TMR배합비 프로그램, 성장단계별 영양소 요구량 맞춘 급여 가능
자가 TMR배합비 프로그램, 성장단계별 영양소 요구량 맞춘 급여 가능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촌진흥청이 한우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식품 부자재를 활용한 자가 섬유질배합사료(TMR) 기술 확산과 고도화에 나선다. 기술 전수 거점농장을 현재 9곳에서 2027년 18곳까지 확대하고, 공동 제조 모델 개발을 통해 농가의 초기 투자 부담도 낮춘다는 계획이다.
![]() |
||
| ▲ 자가 섬유질배합사료(TMR) 공동 제조 모델./자료=농진청 | ||
조용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24일 관련 브리핑에서 “한우 생산비에서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사료가격의 변동은 농가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자가 TMR 연구와 기술 보급이 현장에 확산되면서 활용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우 비육우의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급여 비율은 2004년도에 2.14%에서 2024년도 32.28%까지 확대되면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변동성과 사료 원료 수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생산비 절감은 한우농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우 사료비가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농가들은 사료비 절감 방안 마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자가 TMR은 농가가 확보한 곡류와 풀사료, 농식품 부산물 등을 활용해 직접 사료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농가 여건에 맞게 원료를 선택해 배합할 수 있고 성장 단계별 영양소 요구량에 맞춘 급여가 가능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농진청은 2012년부터 농식품 부산물의 사료 활용 연구를 추진해 왔다. 지금까지 맥주박, 비지, 깻묵, 두유박, 버섯사용후배지 등 47종의 농식품 부산물에 대한 사료가치 평가를 완료했으며, 이를 한국표준사료성분표와 자가 TMR 배합비 프로그램에 반영했다.
기술 적용 효과도 입증됐다. 농진청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군 42개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에서 출하월령은 30.9개월에서 28.5개월로 2.4개월 단축됐고, 사료비는 11.3% 절감됐다. 또 육질 1+ 이상 등급 출현율은 65.6%에서 72.4%로 높아졌으며 농가 소득은 41.6% 증가했다.
기술적용 성과, 경제성 입증…사료비 28% 절감·육질 1++등급은 26.2%p 상승
농진청이 운영 중인 기술 전수 거점농장의 성과도 눈에 띈다. 현재 거점농장은 대전 석청농장, 경남 진주 삼솔농장, 제주 한라한우촌, 전남 함평 장한농장 등 9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거점농장 평균 성적을 분석한 결과, 자가 TMR 적용 농가의 두당 사료비는 296만 원으로 전국 평균인 411만 원보다 28% 낮았다. 반면 육질 1++ 등급 출현율은 65.3%로 전국 평균(39.1%)보다 26.2%포인트 높았으며, 도체중도 평균 487.3kg으로 전국 평균보다 16.7kg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점농장은 단순한 시범농장을 넘어 현장 교육과 멘토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청년농업인과 신규 도입 농가 등을 대상으로 11차례 현장 교육을 실시했으며, 신규 도입 농가와 거점농장 간 멘토링 체계를 운영해 제조기술과 사양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충북 청주의 홍도농장은 거점농장 교육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20년간 근무한 뒤 2022년 귀농한 김성훈 대표는 낮은 수익성과 높은 사료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자가 TMR을 도입했다. 대전 석청농장을 방문해 사료 제조와 송아지 사양관리 기술을 전수받은 뒤 농진청 배합비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가 사료 생산에 나섰다.
현재 홍도농장은 주정박, 비지, 옥수수 플레이크, 라이그라스 등을 활용해 직접 TMR을 제조하고 있다. 그 결과 출하월령은 33.4개월에서 31.5개월로 1.9개월 단축됐고, 사료비는 두당 394만9000원에서 289만5000원으로 26.7%나 감소했다.
육질 1++ 등급 출현율은 37.5%에서 61.2%로 크게 높아졌으며, 육량 A등급 출현율도 4.2%에서 37.3%로 향상됐다.
거점농장, 신규 도입 농가 대상 원료확보·사료제조 방법 등 노하우 전수
하지만 자가 섬유질배합사료는 사료비 절감 효과에도 불구하고 배합기와 저장시설 등 초기 시설 투자와 제조 기술 습득이 필요한 만큼 일부 농가에서는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농진청은 앞으로 자가 TMR 기술 확산을 위해 기술 전수 거점농장을 2027년까지 18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여러 농가가 원료 확보와 제조시설을 공동 활용하는 공동 제조 모델을 개발해 초기 시설 투자 부담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미경산우의 최적 출하 시기 설정, 경산우 비육 기간 단축 기술 개발 등 암소 비육 프로그램 연구를 추진하고, 식품 제조공장과 스마트팜에서 발생하는 신규 농식품 부산물을 발굴해 사료 자원 활용 범위도 넓혀 나갈 예정이다.
조 원장은 “현장에서 검증된 자가 TMR 기술을 통해 생산비 절감과 고급육 생산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며 “농가가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보급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