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와 손잡고 신작 '디거' 가을 개봉
액션 히어로 벗고 '희대의 석유 거물'…흰머리에 불룩한 배, 파격 비주얼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할리우드의 상징이자 불멸의 액션 히어로 톰 크루즈가 마침내 맨몸 액션의 수트를 벗고 '오스카 트로피'를 향한 가장 파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그동안 수많은 블록버스터로 전 세계 극장가를 지배했지만, 정작 아카데미(오스카) 상과는 인연이 멀었던 그가 세계적인 거장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손을 잡으면서 마침내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톰 크루즈 주연의 신작 영화 '디거(Digger)'가 올해 가을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남자가 자신이 초래한 거대한 재앙을 막기 위해, 스스로가 인류의 구세주임을 세상에 증명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 '톰 아저씨' 톰 크루즈가 오는 가을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영화 '디거'를 통해 생애 첫 오스카에 다시 도전장을 낸다.(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흥미로운 점은 장르다. 거대 재앙을 다루지만, 묵직한 재난물이 아닌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가 대담하게 버무려진 ‘블랙 코미디’로 알려져 영화 팬들의 호기심을 극도로 자극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단연 톰 크루즈의 전무후무한 외형적 변신. 그는 극 중 석유업계의 탐욕스러운 거물 '디거 록웰' 역을 맡았다. 할리우드 소식통에 따르면, 톰 크루즈는 이 캐릭터를 위해 트레이드마크였던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지우고 희끗희끗한 흰머리와 깊은 주름, 그리고 의도적으로 불룩하게 연출한 배까지 선보이며 완전히 망가진 비주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각인된 '탑건'의 매버릭이나 '미션 임파서블'의 에단 헌트의 멋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톰 크루즈가 환갑을 넘긴 나이에 비주얼을 완전히 내려놓고 오직 연기력과 캐릭터의 기괴한 내면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이는 과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명배우들이 거쳤던 전형적인 '오스카 맞춤형 변신'의 궤적과 닮아있다"고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 오스카 감독상에 빛나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디거'를 통해 톰 크루즈는 외형 뿐 아니라 연기 자체를 완전히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톰 크루즈의 파격 행보에 날개를 달아준 이는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이냐리투는 '버드맨'(2015)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을 싹쓸이한 데 이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6)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안기며 연이어 감독상을 거머쥔 최고의 마에스트로다.

특히 배우의 한계를 쥐어짜 내 숨겨진 본능을 스크린에 투영하는 데 탁월한 감독인 만큼, 톰 크루즈가 지닌 대중적 스타성 이면의 순수한 연기적 광기를 어떻게 이끌어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추락의 해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산드라 휠러, '바톤 핑크'의 베테랑 존 굿맨, 그리고 최근 충무로와 할리우드가 가장 주목하는 연기파 제시 플레먼스까지 합류하며 오스카 레이스에 최적화된 막강한 '황금 앙상블'을 구축했다.

흥행 요정에서 완벽한 연기파 아티스트로 거듭나려는 톰 크루즈의 유쾌한 야심작 '디거'가 과연 올해 가을 극장가를 흔들고, 내년 초 아카데미 무대에서 그간의 오스카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