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조이고 신용대출 늘렸다"…연간 가계대출 목표치 넘어서나
수정 2026-06-26 12:58:32
입력 2026-06-26 12:58:43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5대 은행 및 인뱅 목표치 초과 공급 두루 포착…"하반기 대출절벽 불가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대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축소 중인 은행권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은 일제히 신용대출 증가 목표치를 웃돌았고, 인터넷은행에서는 목표 대비 편차를 보였다. 최근 신용대출 등을 활용한 빚내서 투자(빚투)에 당국이 주의를 당부한 가운데, 남은 하반기 은행권의 대출절벽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으로부터 0.59~0.71%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부여받았다.
![]() |
||
|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대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축소 중인 은행권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은 일제히 신용대출 증가 목표치를 웃돌았고, 인터넷은행에서는 목표 대비 편차를 보였다. 최근 신용대출 등을 활용한 빚내서 투자(빚투)에 당국이 주의를 당부한 가운데, 남은 하반기 은행권의 대출절벽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 153조 7409억원 대비 약 0.59%인 9092억원만 올해 늘릴 수 있다. 이는 주요 은행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인데, 지난해 국민은행이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올해 총량 페널티를 받은 까닭이다. 이에 국민은행은 올해 주담대에서 4172억원을 줄이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1조 3264억원 늘릴 계획이다. 5월까지 공급실적을 보면 주담대에서는 상환 목표치 1조 5429억원보다 더 많은 1조 5476억원의 금액을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대출에서는 5월 누적 기준으로 이미 약 6287억원을 공급해 목표치 4380억원을 초과했다. 5개월 새 이미 절반 이상의 목표치를 채운 만큼, 남은 하반기 동안 신용대출 공급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 122조 2960억원의 약 0.70% 규모인 8500억원을 올해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신한은행은 올해 주담대에서 5016억원을,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에서 3484억원을 신규 공급할 예정이다. 5월까지 공급실적을 보면 주담대에서는 1조 306억원의 상환자금을 받아내 상환 목표치 1조 3254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남은 기간에도 주담대 신규 공급보다 상환자금 회수에 집중해야 하는 셈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에서도 5월까지 242억원을 상환자금으로 회수할 방침이었는데 오히려 1696억원을 신규 공급했다.
하나은행은 전년 잔액 126조 8440억원 대비 약 0.70% 규모인 8805억원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하나은행은 올해 주담대에서 5706억원을, 기타대출에서 3099억원을 각각 신규 공급할 방침이다. 5월까지 공급실적을 보면 주담대는 1조 2316억원의 상환자금을 받아내 상환 목표치 1조 927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에서는 364억원의 상환자금을 받아내야 하는데, 실상 1725억원 증가해 하반기 기타대출 공급 조절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은행도 전년 잔액 124조 7253억원의 약 0.70% 규모인 8700억원을 늘릴 수 있다. 이에 농협은행은 올해 주담대에서 5200억원을, 기타대출에서 3500억원을 신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5월까지 공급실적을 보면 주담대는 1조 6348억원을 신규 공급해 공급 목표치 3628억원을 크게 압도했다. 기타대출에서는 5월까지 6243억원의 상환자금을 받아낸다는 목표였는데, 실상 3757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이에 남은 하반기 주담대와 신용대출 공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전년 잔액 116조 2363억원 대비 약 0.71% 규모인 8266억원을 늘릴 수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올해 주담대에서 5266억원을, 기타대출 등에서 3000억원을 각각 늘린다는 목표다. 5월까지 공급실적을 보면 주담대에서는 8898억원의 상환자금을 받아내 상환목표치 3919억원을 초과 회수했다. 반면 기타대출에서는 5632억원을 신규 공급해 공급 목표치 1216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이미 연간 목표치 3000억원을 돌파한 만큼, 남은 하반기에는 상환자금 확보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 총량관리제는 금융당국이 각 은행에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각 은행이 연간 목표치 범위 내에서 각자의 영업 방식과 기간별 수요를 반영해 연중 배분안을 짜고, 월별 목표 증감액을 당국과 협의·확정한 기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은행 3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3사가 올해 5월까지 설정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일부 벗어났는데, 주로 기타대출에서 두드러졌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 43조 4531억원 대비 약 2.6% 규모인 1조 1401억원을 올해 신규 공급할 방침이다. 특히 주담대 공급은 올해 하지 않고, 기타대출에만 1조 1401억원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설립 목적 중 하나인 '중·저신용자 포용'보다 주담대 공급에 집중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올해 대출자금을 중금리대출과 고신용자 대출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5월까지 공급실적을 보면 주담대에서는 1019억원의 상환자금을 회수해 상환 목표치 1321억원을 조금 못 미쳤다. 기타대출에서는 5월까지 4136억원을 공급할 예정이었는데, 실제 3384억원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 15조 9791억원의 약 4.2% 규모인 6673억원을 올해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주담대로 3514억원을, 기타대출로 3159억원을 각각 공급 목표로 내세웠다. 5월까지 공급실적을 보면 주담대에서 2571억원의 상환자금을 받아낼 예정이었는데, 실제 2668억원을 회수하며 초과 달성했다. 반면 기타대출에서는 2016억원을 공급할 계획이었는데, 실제로는 2777억원을 공급해 목표를 37.7% 초과했다. 이에 남은 하반기 신용대출 공급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 13조 9527억원의 약 7.43% 수준인 1조 373억원을 올해 신규 공급할 계획으로, 주담대로 8965억원을, 기타대출로 1408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5월까지 공급실적을 보면 주담대에서 3166억원을 공급할 계획이었는데, 실제 3326억원을 공급해 목표치보다 5%를 초과 공급했다. 반면 기타대출에서는 758억원의 상환자금을 받아낼 계획이었는데, 실제 422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한편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강화로 은행권 주담대 영업이 사실상 억제된 가운데, 신용대출은 남은 하반기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 코스피가 9000 마저 돌파하면서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통장 등을 활용한 빚투 현상은 한층 과열된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 3000억원으로 전달 3조 5000억원 대비 약 5조 9000억원 폭증했다. 이 중 기타대출 증가액은 4월 2조원 감소에서 한 달 새 5조 3000억원 증가로 급반등했다. 반면 그동안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던 주택담보대출이 5조 5000억원 증가에서 4조원 증가에 그쳤다.
이에 당국도 업계에 선제적 신용대출 자율관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은행들도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의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신용대출의 일환인 마통은 이미 한도가 실행된 터라 추가 총량 관리에 제약이 있어 대출총량 관리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정부가 획일적인 총량 규제로 대출을 억누르다 보니 올해는 신용대출에서 하반기 급격히 문을 닫는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커졌다"며 "최근 상황을 반영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