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글라스·카메라 에어팟까지… 현실 데이터 확보 경쟁 본격화
스마트폰 넘어 핸즈프리 AI 시대… 사회적 수용성 확보도 과제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메타와 삼성전자,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카메라 기반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AI 경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AI가 사용자가 실제로 보고 듣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시각 데이터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글라스를 중심으로 한 '핸즈프리 AI' 시대가 열리는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와 부정행위 등 새로운 사회적 과제에 대한 대응도 함께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AI 이미지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은 AI를 일상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글라스와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메타는 최근 국내에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를 공식 출시하며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해당 제품은 카메라와 스피커, 마이크를 탑재해 사진 촬영과 음성 명령, 실시간 AI 질의응답 등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역시 구글과 함께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 글라스를 올해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며, 애플도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 글라스와 차세대 에어팟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통점은 모두 카메라를 중심으로 AI가 사용자의 시야를 함께 인식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텍스트 중심으로 발전했다면 앞으로는 사용자가 실제 바라보는 공간과 사물, 상황을 AI가 실시간으로 이해하는 방향으로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현실을 보는 AI… 시각 데이터 확보 경쟁 본격화

스마트 글라스 경쟁은 새로운 디바이스 출시를 넘어 AI가 현실 세계를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느냐를 겨루는 시각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와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실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람의 시점에서 촬영한 영상과 공간 정보, 작업 과정 등은 향후 로봇과 AI 에이전트를 학습시키는 핵심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AI 서비스와 로봇 개발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애플이 카메라를 탑재한 에어팟을 개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사진 촬영보다 주변 환경을 인식해 AI 비서가 맥락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향후 스마트 글라스와 공간컴퓨팅 생태계의 입력 장치 역할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모델 성능을 넘어 현실 세계를 얼마나 많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텍스트 중심 AI에서 시각과 공간 정보를 활용하는 멀티모달 AI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웨어러블 기기가 AI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 손 안 쓰는 AI 시대… 사회적 수용성 확보가 관건

스마트 글라스 확산은 AI 이용 방식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조작하는 대신 음성 명령과 시야 공유만으로 AI를 활용하는 '핸즈프리 AI' 환경이 점차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평가다.

사용자는 길 안내나 번역, 정보 검색은 물론 사진 촬영과 일정 관리 등을 별도 화면 조작 없이 수행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일상 속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스마트 글라스가 가장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새로운 과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 토익 시험과 국가자격시험, 대만 의대 입시 등에서 AI 글라스를 활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으며, 교육 당국도 시험장 반입 제한과 관리 기준 마련에 나선 상태다. 개인정보 보호와 불법 촬영 우려 역시 스마트 글라스 대중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기술 경쟁만큼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올수록 이용자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제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시장 확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스마트 글라스 경쟁은 AI가 현실 세계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라며 "다만 기술 완성도뿐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까지 함께 확보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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