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금융정책 전환·고용 없는 성장 등…‘3高’ 장기화 땐 회복세 제약
건설투자 전망 하향·레버리지 확대 변수…성장 모멘텀 관리 필요
[미디어펜=조태민 기자]반도체 수출이 국내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건설투자 회복이 지연되고 고용·내수가 뒷받침하지 못하면 하반기 경기 회복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통화·금융정책 전환과 증시 변동성 확대까지 겹칠 경우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현대경제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건설투자 회복 지연과 고용 없는 성장, 내수 부진이 하반기 경기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며 통화·금융정책 전환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레버리지 투자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사진=김상문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경제 여건 전환기, 관리가 필요한 대내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국내 경제의 위험 요인 5가지를 꼽았다. ▲통화·금융정책 전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건설투자 회복 지연 ▲고용 없는 성장 ▲내수 회복 지연 등이다.

연구원은 3고 장기화로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로 전환될 경우 환율과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내수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 성장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경기 부진도 하반기 성장세를 제약할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해 건설투자가 5년 연속 역성장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주요 기관들이 관련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이 지속되면 건설업계의 금융비용과 공사비 부담이 커지고 사업성도 제약될 수 있다. 건설투자 회복이 늦어질수록 생산과 고용, 내수 전반의 회복 속도도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 호조가 고용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도 부담으로 지목됐다. 반도체를 포함한 IT 제조업은 성장 기여도가 높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 파급력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2023년 기준 IT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3.6으로 서비스업 10, 건설업 9.2, 공산품 5.1을 밑돌았다. 연구원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반등하더라도 취업자 증가율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이 소비와 투자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수출 구조와 약한 내수 체력이 이어질 경우, 향후 반도체 업황이 꺾이거나 대외 충격이 발생했을 때 외수와 내수가 함께 부진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코스피 상승 과정에서 늘어난 레버리지 투자가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제시됐다. 차입투자와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확대된 상황에서 증시 조정이 나타날 경우 투자자 손실이 커지고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 조정 속도를 신중히 관리하고 고용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재점검하고 금융시장 스트레스 테스트를 활성화하는 한편, 내수 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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