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의 모스크바 심금을 울린 우리 대금의 선율
수정 2026-06-29 22:57:18
입력 2026-06-29 22:50:51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주러한국문화원 ‘국악의 달’ 대미 장식, 단소·대금 아우르는 절정의 호흡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백야의 푸른 새벽을 닮은 맑고 투명한 청성곡의 선율이 모스크바의 여름 저녁을 고즈넉하게 물들였다. K-팝과 드라마로 달아오른 러시아 현지의 한류 열기가 이제 깊은 숨을 불어넣는 한국의 전통 관악기, 대금과 단소의 문학적 아우라로 이어지며 한 달간의 국악 대장정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주러시아한국문화원(원장 박정곤, 이하 문화원)은 29일(현지 시간) 문화원 강당에서 한국 전통 관악기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특별 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무대는 문화원이 6월 한 달을 '국악의 달'로 지정해 펼쳐온 다채로운 국악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행사로 마련됐다.
문화원은 올 한 달 간 현지에 한국 전통음악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소개하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 6월 11일에는 문화원 개원 20주년을 기념해 모스크바 노바야 오페라 공연장에서 특별 공연 '한-러 소리의 다리, 소리로 잇는 우정'을 성황리에 개최, 국악기와 러시아 민속악기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인 바 있다. 이어 15일에는 시베리아의 관문인 튜멘시를 찾아 현지 시민들에게 생소했던 한국 전통예술의 멋을 전파하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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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러시아한국문화원이 29일(현지 시간) 문화원 강당에서 한국 전통 관악기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특별 공연을 개최했다. /사진=주러시아한국문화원 제공 | ||
최근 러시아 내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통문화유산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문화원은 이번 관악기 단독 무대를 통해 국악이 지닌 독창적인 예술적 가치와 문화적 깊이를 현지인들과 더욱 긴밀하게 공유했다.
이날 무대에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금·단소 연주자 이항윤이 나서 한국 전통 관악기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공연에 앞서 악기의 구조와 유래, 연주법에 대한 친절한 소개가 곁들여져 현지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항윤은 맑고 고아한 단소 독주곡 '요천순일지곡'으로 포문을 연 뒤, 깊은 울림을 주는 대금 창작곡 '아름다운 추억'과 '천년학'을 선보였다. 이어 정악의 정수로 꼽히는 독주곡 '청성곡',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삼현 독주 '농삼현', 그리고 민속음악의 정점인 '이생강류 대금산조'까지 잇달아 연주하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박정곤 주러시아한국문화원장은 “이번 '국악의 달'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 현지인들이 K-팝을 넘어 한국 전통음악만이 가진 깊은 매력을 직접 경험했기를 바란다”라며 “6월 한 달간 모스크바와 튜멘을 잇달아 수놓은 국악 선율이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향후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 단단한 가교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