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5조원' AI 메가프로젝트…K배터리, 미래먹거리는 'ESS'
수정 2026-06-30 14:53:17
입력 2026-06-30 14:53:21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호남 반도체·강원 AIDC 등 전국 분산 배치…"거대한 전력 인프라 필수"
전문가 "AI 수요 꺾이면 심각" 경고 속 재생에너지 간헐성 극복 과제로
발전소 건설 시차 메울 '속도전' 핵심 카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부상
전문가 "AI 수요 꺾이면 심각" 경고 속 재생에너지 간헐성 극복 과제로
발전소 건설 시차 메울 '속도전' 핵심 카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부상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정부와 대기업이 향후 10년간 4755조 원을 투입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권역별로 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신규 첨단 공장이 들어서게 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 확보가 산업계 과제로 떠올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전날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3대 핵심 축으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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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와 대기업이 향후 10년간 4755조 원을 투입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제미나이 | ||
◆ '용인·평택' 한계 넘는다…전국 단위 생태계 구축 잰걸음
이번 대책은 기존 용인과 평택 등 수도권 산단이 전력 및 용수 확보의 구조적 한계에 직면함에 따라 생산 거점을 전국으로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구체적으로는 호남권에 총 800조 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 4곳을 신설하고 세종·동해·울산 등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AIDC를 거점별로 분산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전력 소모가 극심한 AIDC의 경우 1단계 사업으로 SK, GS, 네이버 등이 약 550조 원을 투자해 8.4GW 규모의 AIDC를 오는 2028년 상반기 내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수도권에 집중된 정보기술 인프라를 지방으로 넓혀 국토 균형 발전과 첨단 산업 육성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규모 거점 분산이 가져올 현실적인 전력 조달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투자가 최고조에 달할 시점에 AI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경우 심각한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외부에서 보기엔 너무 급하게 진행된다"고 지적하며 "AI 수요가 꺾일 경우 결과가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확실한 기반 시설 대책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자칫 전력 공백이라는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 간헐성 극복할 초대형 ESS…배터리 업계 '미래 성장동력' 낙점
이같은 우려 속에 현실적인 대안이 바로 ESS 인프라 확충이다. 정부는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남 지역의 태양광, 원전, 석탄 등 가용 에너지원을 총동원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아울러 송전망 지중화를 추진하고 ESS 등 유연성 자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서남권에 집중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기후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요동치는 '간헐성'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24시간 내내 일정한 전력이 멈춤 없이 공급되어야 하는 첨단 팹과 AIDC의 특성을 고려할 때, 낮 시간에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피크 타임에 안정적으로 내보내는 대용량 배터리 설비는 필수적이다.
전기차 수요 정체 장기화로 새로운 돌파구가 시급했던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게는 이러한 전력 인프라 대책이 반가운 소식이다. 배터리 업계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맞춰 ESS를 단순한 보조 설비가 아닌 회사의 명운을 걸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전고체·나트륨·바나듐… K-배터리 3사, 차세대 폼팩터 경쟁
국내 배터리 업계는 AIDC 시장을 겨냥해 각자 기술적 강점을 살린 ESS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을 전고체 배터리와 BESS(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생산 거점으로, 천안 사업장을 차세대 배터리 글로벌 마더 팩토리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폭발 및 화재 위험을 원천 차단한 전고체 배터리를 기반으로 막대한 전력이 밀집되는 AI 데이터센터와 AI 로봇 등에 고안전성 에너지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정 광물의 수급 한계와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나트륨이온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에 비해 에너지 밀도보다는 가격 경쟁력과 수명이 중요한 ESS 시장의 특성에 맞춰, LFP(리튬인산철) 및 나트륨 기반의 라인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전력망 수요에 적극 대응 중이다.
SK온 역시 비리튬계 ESS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올해 바나듐이온 배터리 전문기업인 스탠다드에너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비리튬 ESS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 도심형 데이터센터 등 밀집 시설의 전력 저장장치로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는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주요한 새 먹거리"라며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전고체, 나트륨이온, 바나듐이온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한 기술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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