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국가 경쟁력 족쇄"…학자 5인의 '상속세, 성공을 벌하는 세금'
수정 2026-07-01 10:56:17
입력 2026-07-01 10:56:01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상속세 내려다 경영권 상실”… 한국만 있는 ‘최대주주 할증’ 모순 꼬집어
철학·경제·법학 석학 5인, “징벌적 세금 방치…일자리 줄고 경제 정체” 경고
철학·경제·법학 석학 5인, “징벌적 세금 방치…일자리 줄고 경제 정체” 경고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대한민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가운데, 현행 상속세 제도가 단순히 부의 이전을 넘어 기업과 가족을 해체하고 국가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석학들의 경고가 책으로 나왔다.
출판사 미네르바 북스는 경제학, 철학, 사회학, 재정학, 법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 5인이 대한민국 상속세제의 구조적 모순과 부작용을 다각도로 분석한 신간 ‘상속세, 성공을 벌하는 세금’을 출간했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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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가운데, 현행 상속세 제도가 단순히 부의 이전을 넘어 기업과 가족을 해체하고 국가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석학들의 경고가 책으로 나왔다. ‘상속세, 성공을 벌하는 세금’ 표지. /사진=출판사 미네르바 북스 제공 | ||
이번 신간에는 신중섭 강원대 명예교수, 김승욱 중앙대 명예교수, 황승연 경희대 명예교수,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지니고 있지만, 과도한 상속세가 기업가 정신을 꺾고 장기 투자를 위축시켜 결국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문제의식에 뜻을 같이했다.
책은 평생에 걸쳐 키워온 기업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경영권이 흔들리고 존립마저 위협받는 현실을 정조준한다. 열심히 일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고용을 창출한 대가로 국가가 기업 가치의 절반 이상을 상속세로 요구하는 것은 조세가 아니라 사실상 ‘징벌’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철학적 관점을 맡은 신중섭 교수는 사유재산의 보호가 문명사회에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임을 강조한다. 개인의 생명과 자유의 원천이 곧 재산권인데, 이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현행 제도는 국가 본연의 역할에 어긋난다는 의미에서다.
경제사학자인 김승욱 교수는 인류의 역사를 인간의 상속 본능과 이를 지키기 위한 투쟁의 기록으로 해석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룬 문명들은 상속 본능을 억누르지 않고, 오히려 그 에너지를 장기적인 자본 축적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생산성으로 전환해 왔다고 설명한다.
사회학 관점에서 접근한 황승연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독소 조항인 ‘최대주주 할증평가’의 모순을 강하게 비판한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세금을 할인해 주는 장치를 두는 반면, 한국은 오히려 경영권을 막기 위해 세금을 할증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지적이다. 황 교수는 주식을 물려받는 것은 돈이 아니라 고용과 기술, 기업의 역사와 의무를 승계하는 것이므로, 주식을 실제 매각하여 가처분소득이 발생할 때 과세하는 ‘자본이득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재정학 분야의 현진권 대표는 상속세 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정치적 메커니즘에서 찾는다. 대중이 ‘상속세 강화가 곧 정의 실현’이라는 프레임에 빠져 있기 때문에,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이 선뜻 개혁에 나서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현 대표는 이에 대한 돌파구로 상속세 과세 권한을 지방정부로 넘겨 지자체 간의 제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법학을 전공한 최준선 교수는 국내 공익법인 규제의 문제를 다뤘다. 현재 한국은 공익법인을 대기업 집단의 지배력 유지 수단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아 순기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기업의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원활한 가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독일의 가족재단 사례처럼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보장해 주는 전향적인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추천사를 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상속은 단순한 부의 세습이 아니라 기업과 일자리, 기술과 노하우의 이전 문제”라며, “이 책이 상속세 개혁을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으로 논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책 속에는 과거 스위스 국민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부자에게 50퍼센트의 상속세를 부과하는 수퍼리치 과세안을 78.3퍼센트라는 압도적인 비율로 부결시킨 사례가 소개된다. 부자들이 세금을 피해 나라를 떠나면 결국 국가 경제가 무너지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서민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시민들이 먼저 인식했기 때문이다.
출판사 측은 “부의 축적을 무조건 단죄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 부를 국내에 묶어두고 고용과 투자로 환원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실리적”이라며, “이 책이 대한민국이 더 큰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작은 경고등이 되기를 바란다”고 출간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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