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데이터센터 건설에 전력망 인프라 투자도 확대
전력기기 업계, 제품 고도화 통해 수주 시장서 우위 확보
AI발 수요 지속 전망…지속적인 R&D 투자로 격차 벌린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전력기기 업계가 인공지능(AI) 시대 진입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확산에 맞춰 제품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과 에너지 효율 최적화가 필수로 떠오르면서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력기기 업체들은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를 벌리면서 글로벌 수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 전력기기 업계가 인공지능(AI) 시대 진입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확산에 맞춰 제품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제공


2일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는 2026년 2411억 달러(약 332조 원)에서 2035년 4347억 달러(약 674조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해당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6.8%로,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약 2700개의 신규 데이터센터가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AI 대전환을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데이터센터를 핵심 축으로 삼고,  2029년까지 8.4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추가로 2035년까지는 총 18.4GW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도 정부와 발을 맞춰 총 1000조 원을 투자해 15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는 구상을 밝혔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전력기기 수요도 동반 확대

이처럼 국내외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지면서 전력기기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고, 에너지 효율 최적화 역시 달성해야 한다. 특히 미세한 전력 손실이나 순간적인 정전만으로도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망 인프라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력기기 업계는 송전 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압기와 초고압차단기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스마트 전력관리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전력 설비를 실시간으로 감시·진단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해 유지보수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또 에너지 절감 방안까지 제공하면서 단순히 전력기기를 납품하는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최적화 파트너’로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 생산량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는 쪽으로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기술력이 수주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기기 3사, R&D 투자 확대…‘초격차’ 기술 확보

전력기기 업체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수요 증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에만 414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40억 원 대비 21.8% 늘어났다. LS일렉트릭은 안양과 청주에 R&D 캠퍼스를 운영하면서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북미·유럽 등 핵심 시장에 대한 맞춤형 현지화 R&D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도 1분기 R&D에 250억 원을 투입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회사는 판교 글로벌R&D센터를 중심으로 헝가리, 스위스, 중국에도 연구소를 두면서 변압기·고압차단기·회전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효성중공업 역시 1분기 R&D 투자 133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46.2% 늘었다. 효성중공업 역시 국내는 물론 네덜란드에 유럽 R&D 센터를 설립하고 현지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 시장의 전력망 환경과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이 같은 제품 고도화와 R&D 확대가 향후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무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가 기술 경쟁우위를 이어간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추진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수주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검증된 기술력과 신뢰성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제품 기술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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