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벌판서 장애·비장애 경계 허무는 감각의 연대
수정 2026-07-03 10:07:12
입력 2026-07-03 10:07:23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주상하이문화원-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맞손, 배리어프리 특별전 개최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눈부신 화려함 뒤에 가려진 상하이의 도심 한복판, 서로 다른 몸과 감각이 부딪쳐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공존의 하모니가 울려 퍼진다. 장애라는 물리적 장벽과 문화라는 국경의 경계를 단숨에 허물어뜨리며, 오직 인간 본연의 가치와 따스한 포용의 메시지를 시각을 넘어선 온몸의 감각으로 전하는 특별한 예술적 여정이 시작됐다.
주상하이한국문화원(원장 이동혁, 이하 문화원)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김상욱, 이하 ACC)과 공동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깨고 포용의 가치를 조명하는 특별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를 3일부터 9월 5일까지 문화원 3층 전시공간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ACC가 장애인의 문화예술 창작권을 넓히고 관람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전시다. 장애를 단순한 신체적 결핍이나 극복해야 할 한계로 보지 않고,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또 다른 독창적인 방식’으로 재정의한다. 서로 다른 신체 조건과 감각적 경험이 어떻게 한 사회 안에서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실험적 무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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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상하이에서 특별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가 3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린다./사진=주상하이한국문화원 제공 | ||
전시 타이틀은 김원영 작가의 저서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 속 한 문장에서 영감을 얻었다. 인간의 몸은 결코 홀로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맺는 무수한 관계와 연대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고 변화한다는 심오한 철학을 담았다. 앞서 국내의 모두미술공간, 김포아트빌리지 등을 거치며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으며, 특히 이번 상하이 전시는 ACC의 장애예술 창제작 작품들이 국경을 넘어 해외 관객에게 처음으로 공개되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 그 문화적 의의가 남다르다.
전시 라인업 역시 화려하다. 그동안 무장애(배리어프리)와 참여형 예술,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아트 영역에서 묵묵히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온 엄정순, 송예슬, 해미 클레멘세비츠, 아야 모모세, 김원영, 손나예, 여혜진, 이지양, 하은빈 등 한국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관람객들은 시각적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손으로 만지고 촉각과 청각 등 온몸의 감각을 활용해 작품과 반응하며 새로운 예술적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이번 상하이 전시만을 위해 중국 현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장애 예술가 앨리스 후, 자이 진, 황 터 등 3인이 합류해 특별한 신작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토양에서 자란 한·중 예술가들이 ‘장애와 포용’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교감하는 이번 만남은, 동아시아 문화권 전반에 배리어프리 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김상욱 ACC 전당장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몸과 감각이 만나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는 기적 같은 과정을 담고 있다”라며 “국경과 경계를 넘어서는 이 치유의 예술적 경험이 상하이를 시작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동혁 주상하이문화원장 또한 “정보가 범람하는 현대사회에서 이번 전시는 거창한 언어 대신 날 것의 감각을 통한 진정한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라며 “ACC의 첫 해외 순회전을 문화원에서 열게 되어 매우 뜻깊으며, 이를 계기로 상하이 현지 예술기관들과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원은 전시 기간 중 특별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가동한다. 문화원 내 공연홀에서 'K-무비 위크'를 동시 개최하고, 자막과 화면 해설이 들어간 무장애(배리어프리) 영화를 비롯해 장애를 깊이 있게 다룬 엄선된 한국 영화들을 상영하여 상하이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