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공급' 키맨 청와대서 나왔다…중책 맡은 이성훈號 LH '출항'
수정 2026-07-03 10:32:41
입력 2026-07-03 10:24:24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LH 사령탑에 이성훈 비서관…이재명표 부동산 정책 이끈다
9개월 수장 공백 끝…'부채 173조·영업적자' 과제 안았다
9개월 수장 공백 끝…'부채 173조·영업적자' 과제 안았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닥치고 공급'의 지휘봉이 청와대 인사에게 주어졌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로드맵 실행 선봉에 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9개월간 이어진 수장 공백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책 성패를 가를 '키맨'으로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이 낙점되면서 대규모 공급과 조직 개혁안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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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훈 LH 신임 사장./사진=LH | ||
◆장기 수장 공백 해소…'정책통' 신임 사장 기대∙우려 공존
3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오후 이성훈 대통령실 국토교통비서관을 신임 LH 사장으로 임명하는 인사안을 재가했다. 당초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압축한 후보군에는 이 비서관을 비롯해 여권 출신 국회 수석전문위원 B씨, 전 LH 이사회 의장 등이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적으로 이 비서관이 LH를 이끌 수장으로 낙점됐다.
LH는 지난해 8월 이한준 전 사장 퇴임 이후 9개월 넘게 수장 공백을 이어왔다. 올해 초 직무대행을 맡았던 부사장까지 사임하면서 '대행의 대행' 체제로 조직이 운영됐다. 공공기관장 인선이 장기화하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을 전담하는 LH가 1년 가까운 공백 사태를 겪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이번 인사에서 이 비서관이 임명되면서 2016년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후 약 10년 만에 국토교통부 출신이 LH를 총괄하게 된다. 임기는 오는 2029년 7월까지다.
이 비서관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국토교통부에서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정책통이다. 2021년 경기도 건설국장으로 파견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근무했으며, 정권 출범 이후 대통령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발탁됐다. 파견 당시 '일산대교 무료화' 드라이브를 주도했고, 이를 계기로 이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 비서관이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과 보다 긴밀한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를 잇는 정책 조율이 상대적으로 원활해 대규모 공급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이유로 단순 학계 출신보다 정책 추진력과 대외 협상력을 갖춘 이른바 '힘 있는 사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려 왔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그동안 국토교통부에서 폭넓은 필드 경험을 쌓아왔지만, 물류·도로·건설기술 등 인프라 분야가 주를 이뤄 정작 LH의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 비서관은 국토교통부 근무 시절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기술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으나 주택 관련 분야에서는 리더급으로서 조직을 다스려본 이력이 없다. 부동산개발정책과장으로도 약 9개월 정도만 근무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 한 관계자는 "이번 공공기관장들 인사에는 청와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신임 사장이 주택 등 관련 분야 총괄 경험이 부족해 전체적인 사업 운영을 잘 해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고 전했다.
◆ 공급 확대·재무 정상화 '이중 과제' 안았다
새 수장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LH가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 최전선에 서 있는 만큼 대규모 물량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LH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공공기관이다. 정부는 지난해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올해 초에는 '1·29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하며 수도권 공공부지와 노후 청사 등을 활용해 약 6만 가구를 풀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하지만 실제 실적은 목표치의 발 끝도 따라오지 못한 상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은 3만7170가구로, 정부가 제시한 연간 목표(26만9000가구)의 13.8%에 그쳤다. 특히 서울은 착공 물량이 7023가구로 목표치(6만8000가구)의 10.3% 수준에 머물렀고, 착공의 선행지표인 인허가 물량도 수도권은 전년 대비 15.4%, 서울은 24% 각각 감소했다.
공공∙유휴부지를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태릉CC, 과천 경마장 및 방첩사 부지,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등을 통해 수도권 도심 공급을 늘리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사업은 관계기관 협의와 지구계획 수립, 각종 영향평가 등 초기 단계만을 밟고 있다.
태릉CC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앞두고 있고, 캠프킴은 2500가구 공급을 위한 제도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공급 물량 확장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가 진행 중이고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은 대상지별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공급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점도 차기 사장이 풀어야할 과제다. LH의 연결 기준 부채는 2021년 138조8884억 원에서 지난해 173조6567억 원으로 4년 새 약 35조 원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230%를 넘어섰고, 차입금은 지난해 100조 원을 돌파했다.
실적도 뒷걸음질쳤다. LH는 지난해 6413억 원의 손실을 기록, 통합 LH 출범 이후 16년 만의 첫 영업적자를 냈다. 또 예산정책처는 LH의 이자보상배율이 2021년 2.15배에서 2024년 0.2배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했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정도까지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LH 사장은 단순한 공기업 CEO가 아니라 정부 공급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며 "정책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은 물론 공급 확대와 재무 건전성이라는 상충하는 목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공급 확대 기조를 잇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동산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정리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공급이 크게 줄어든 만큼 신축은 물론 택지개발, 재건축·재개발까지 전반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