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반도체의 '화석연료 딜레마'…K-태양광, 무탄소 돌파구 되나
수정 2026-07-03 15:51:24
입력 2026-07-03 15:51:36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용인 클러스터에 LNG 발전기 6기 건설…전문가 "화석연료 의존 우려"
엔비디아 파트너사에 2030년 무탄소 생산 요구…재생에너지 확충 시급
한화솔루션·OCI·HD현대 등 태양광 업계, 산단 전력망 수주 확대 채비
엔비디아 파트너사에 2030년 무탄소 생산 요구…재생에너지 확충 시급
한화솔루션·OCI·HD현대 등 태양광 업계, 산단 전력망 수주 확대 채비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화석연료(LNG) 발전이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무탄소 전력 사용 요구가 거세지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가 전력망 딜레마를 풀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는 양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AI 산업 팽창과 맞물려 아시아 지역 내 반도체 제조 기지의 환경적 비용 문제가 조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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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한화솔루션이 완공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5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사진=한화솔루션 제공 | ||
최근 정부가 충청권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면서 삼성(140조 원)과 SK(100조 원) 등 주요 기업들의 총 392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이 구체화됐다. 청주에 100조 원을 투입하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증설 등 전국적으로 메가 클러스터 구축이 가시화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대규모 첨단 산업 거점 구축의 가장 큰 선결 과제로는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대규모 전력 인프라 확보가 꼽혔다.
하지만 현실적인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 발전이 동원되면서 외신의 비판적 시각이 제기됐다.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 등에 따르면 한국이 추진 중인 용인 메가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는 국가 전체 수요의 6분의 1 수준에 달하며 이를 충당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 6기 건설이 사업 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기술 투자가 역설적으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 역시 한국이 에너지 안보를 명분으로 석탄이나 가스 등 화석 발전 의존도를 다시 확대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빠른 재생전력 확대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전력 수급의 한계 탓에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LNG 발전이 필수적인 선택지로 활용되는 모순적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 글로벌 넷제로 압박…현실적 대안 부상
이러한 화석연료 편중 우려는 환경 논란을 넘어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엔비디아가 친환경 기업을 표방하면서도 반도체를 생산하는 동아시아 파트너 국가들에게 환경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에 있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무탄소 공정 이행을 강하게 압박받는 처지에 놓였다.
정부 역시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탈원전 기조와 선을 그으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아우르는 무탄소 전원 확충의 필요성을 언급한 배경이다. 그러나 대형 원전이나 소형모듈원전(SMR)은 부지 선정부터 실제 전력 생산까지 최소 수년 이상의 긴 물리적 시간이 소요된다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런 시차를 메우고 실질적인 탄소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으로 태양광 발전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은 다른 발전원 대비 수개월 내로 설치가 가능하고 산단 인근의 유휴 부지나 지붕을 활용하기 용이해 클러스터 조성 초기 단계부터 친환경 전력을 수혈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 한화솔루션·OCI·HD현대…인프라 수주 셈법 분주
한화솔루션은 단순 태양광 모듈 제조·판매에 머물던 수익 구조를 태양광 발전소의 설계·조달·시공(EPC)은 물론 자금 조달과 전력 중개까지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솔루션 사업으로 재편했다. 막대한 초기 자본과 전력망 설계 노하우가 필요한 AI 메가 클러스터 및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PPA)을 직접 맺고 맞춤형 분산 에너지를 공급하는 핵심 사업자로 나설 채비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홀딩스도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AI 기술 패권과 넷제로 압박을 주도하는 곳이 엔비디아 등 미국계 빅테크라는 점이 핵심이다. 미국은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 등을 통해 중국산 태양광 제품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빅테크의 조달 기준을 맞추기 위해 친환경 전력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OCI홀딩스가 말레이시아 공장 등을 통해 구축해 둔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조달망의 몸값과 선호도는 구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부지 확보가 어려운 국내 산업단지의 지리적 제약을 극복할 고효율·공간 활용 기술로 틈새시장을 정조준했다. 용인 등 수도권 인근에 조성되는 클러스터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땅이 부족해 공장 지붕이나 주차장을 활용해야만 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한정된 면적에서 전력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N타입 고효율 모듈과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솔루션에 공을 들이며, 산단 맞춤형 인프라 수주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클러스터의 화석연료 의존 논란이 국제적인 쟁점으로 부상한 만큼 기업들의 전력구매계약(PPA)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국내 태양광 기업들에게는 대형 산단의 전력 인프라 파트너로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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