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우회로 차단 나선 미국…K-배터리, 반사이익 커지나
수정 2026-07-05 09:11:01
입력 2026-07-05 09:11:17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 제조업 연합, 中 전기차·부품의 멕시코 우회로 차단 촉구…USMCA 재협상 압박
북미 무역 장벽 강화 기류 속 선제적 현지 밸류체인 구축한 K-배터리 수혜 전망
저가 LFP 공세 필터링 효과…완성차 업체들과의 팩·모듈 단가 협상력 제고 기대
북미 무역 장벽 강화 기류 속 선제적 현지 밸류체인 구축한 K-배터리 수혜 전망
저가 LFP 공세 필터링 효과…완성차 업체들과의 팩·모듈 단가 협상력 제고 기대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미국이 멕시코를 거쳐 자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자동차 부품과 배터리의 우회 진출로 차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중국 무역 장벽이 멕시코 국경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북미 현지화 투자를 단행해 밸류체인을 선점한 국내 배터리 업계가 구조적인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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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 ||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연합(AAM)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 투자를 통해 미국 시장에 우회 진출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북미 무역협정(USMCA)의 원산지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전면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중국 자본이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USMCA의 무관세 혜택을 활용해 미국으로 밀어내고 있는 불합리한 구조를 지적하며 틈새 우회로를 완전히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 정부는 무역적자 축소 실패와 중국의 멕시코 투자 확대를 이유로 현행 USMCA 협정을 그대로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매년 엄격한 재검토 절차를 밟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대선 이후에도 대중국 공급망 배제라는 거시적 기조가 흔들림 없이 고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멕시코를 단순 경유지로 활용해 미국 규제를 무력화하려던 중국발 저가 배터리 및 전기차의 북미 진입 셈법은 근본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진 양상이다.
이에 따라 북미 시장의 경쟁 구조는 '중국산 배제'라는 법적 장벽 아래 한층 깐깐하게 통제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 및 원산지 판정 기준이 높아질수록 역내에서 합법적인 규격과 공급망을 증명할 수 있는 기업들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넓어질 수밖에 없다.
◆ 선제적 현지화…K-배터리 반사이익 가시화
이러한 무역 장벽의 고도화는 리스크를 감수하며 북미 현지 투자를 단행해 온 국내 배터리 3사에 구조적 반사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기 위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북미 대형 완성차 업체(OEM)들과 조 단위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단독 공장을 짓는 등 현지화 생산 인프라 확보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중국산 우회로가 차단될수록 국내 배터리사들이 확보한 북미 생산 기지들은 완성차 업체들에게 안정적인 대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전기차 전환을 지속해야 하는 북미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IRA 보조금과 USMCA 무관세 혜택을 모두 충족하며 대규모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거대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배터리 제조사들의 단가 협상력 제고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 그동안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판가를 끌어내리던 중국 기업들의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세가 북미 관문에서 걸러짐에 따라, 국내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은 완성차 업체와의 팩·모듈 공급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다만 단기간에 완벽한 공급망 분리를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 역시 전구체나 핵심 광물 조달 단계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제3국을 통해 중국을 대체할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고 제련 인프라를 다변화하는 과정에는 적지 않은 자본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선제적으로 공급망 자립화 프로세스를 밟아온 국내 기업들이 대체 조달 루트를 완성해 나갈수록 북미 시장 내 입지는 한층 단단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USMCA 규정 강화 기류는 단기적으로 광물 조달 원가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거액의 자본을 북미 밸류체인에 미리 투자한 한국 배터리 업계에는 유력한 방어막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 우회로 차단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향후 국내 기업들이 북미 완성차 업체들과 맺은 동맹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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