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베트남서 B2B 공급망 확대 시동…아세안 거점 공략
농식품부, 수출패러다임 다변화 추진…외식·급식시장까지 지원
복합물류센터·K-MARKET 연계, ‘K-식자재·신선농산물’ 영토 확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베트남을 거점으로 K-푸드의 아세안 시장 공략을 한 단계 고도화한다. 기존 소비자(B2C) 중심 수출 전략에서 벗어나 외식·급식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까지 아우르는 현지 공급망을 구축하고, 복합형 거점물류센터와 현지 유통망을 연계해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외연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 '아세안 K-푸드페어' B2C 김장체험 행사./자료사진=농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026 아세안 K-푸드 페어’와 ‘2026 하노이 한류박람회’를 계기로 현지 물류·유통 인프라를 점검하고 아세안 시장 확대 전략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현장 점검의 핵심은 지난 6월 하노이에 구축된 복합형 거점물류센터다. 기존 상온 물류 기능에 머물렀던 해외 물류 지원체계를 신선 농축산물 수출에 최적화된 콜드체인 플랫폼으로 글로벌 허브화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센터에는 급속 냉장·냉동 설비와 저온 보관시설을 비롯해 신선식품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이 구축됐다. 딸기와 포도, 배 등 프리미엄 신선농산물은 물론 축산물까지 품질 저하 없이 현지 소비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농식품부는 V-Express 사업을 통한 시범 수출과 현지 마케팅 지원, DC+(Marketing) 사업과 연계한 공동 물류·판촉 지원을 통해 수출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로 꼽아온 물류비 부담과 신선도 유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물류 인프라 강화에 나선 것은 베트남이 단순 수출시장을 넘어 아세안 전체를 연결하는 전략 거점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우리 농식품 수출 4위 시장으로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은 약 5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라면과 음료, 소스류뿐 아니라 딸기 등 신선농산물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한류 확산에 힘입어 한국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베트남은 우리 기업 1만여 개가 진출해 있고, 캄보디아·라오스 등 주변 국가로 물류 접근성이 뛰어나 아세안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번 방문에서 현지 유통기업과 외식 프랜차이즈, 한식당 운영기업 등과 잇달아 간담회를 열고 K-푸드 수출 전략도 대폭 전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K-푸드 수출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플랫폼 등 소비자 직접 판매(B2C)에 집중됐지만, 앞으로는 외식 프랜차이즈와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시장 등 기업간거래(B2B)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현지 바이어들은 즉석조리식품(RTC·RTE), 가정간편식(HMR), 한국식 소스류, 떡볶이 등 K-스트리트푸드 식자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식업체들이 한국식 메뉴를 확대하면서 대용량 소스와 맞춤형 식자재 공급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식자재 전용 상품 개발과 맞춤형 대용량 제품 공급, 외식업체 대상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B2B 중심 수출 지원사업도 검토키로 했다.

베트남 최대 한국식품 유통망인 K-MARKET과의 협력도 한층 강화된다. 베트남 전역에서 15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K-MARKET은 현지 최대 규모의 K-푸드 유통 플랫폼으로 꼽힌다. 

농식품부는 K-MARKET이 보유한 물류·유통망을 국내 수출기업과 연계해 공동 마케팅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주변 국가까지 한국 농식품 공급망을 확장하는 ‘아세안 밸류체인’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베트남 거점 물류센터와 K-MARKET 유통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경우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출기업들의 현지 진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주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 개최한 ‘2026 하노이 한류박람회’와 연계해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소비재 수출 확대 전략도 함께 추진됐다.

행사에는 국내 식품·화장품·생활용품·패션기업 107개 사와 베트남 및 아세안 지역 바이어 280여 개 사가 참가해 총 1512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으며, 3300만 달러 규모의 업무협약(MOU)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2년 하노이 한류박람회 당시 실적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B2C 전시에서는 오픈키친 시식행사와 김장 체험, 셰프 라이브쇼 등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할랄식품과 K-스트리트푸드, 신선농산물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도 확인됐다. 

특히 푸드테크 특별관의 ‘한강라면’ 체험과 글로벌 NEXT K-푸드 특별관의 십원빵, 크림찹쌀떡 등 차세대 수출 유망품목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베트남은 아세안 시장 진출의 핵심 전략 거점으로 이번 인프라 구축을 통해 고온다습한 동남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신선식품 유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복합형 거점물류센터와 현지 유통망, B2B 시장을 연계한 공급망을 구축해 베트남을 넘어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아세안 전역으로 K-푸드 수출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