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 시제 공개
한화에어로, 항공 엔진 독자 개발 추진…자주국방·수출 확대 기여
창원1사업장, 항공 엔진 생산 거점…스마트화로 품질 안정화 안착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한민국 항공 엔진 기술 자립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소재 냉각 제어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첨단 엔진을 우리 손으로 완성하겠다.”

지난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개발 무인기 항공 엔진 시제 실물을 공개하면서 김선 항공사업부장이 밝힌 포부다. 

   
▲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진행된 '국산 장수명 항공엔진 최초 공개 미디어행사'에서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만 대 이상의 항공 엔진을 생산하며 개발부터, 제조, 시험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역량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독자 개발 항공 엔진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김선 항공사업부장은 “현재 저희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과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을 독자 개발해 무인 항공 체계의 심장을 만드는 기술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1만 파운드급 엔진 개발이라는 더 높은 성능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500파운드 엔진. 이 엔진은 향후 저피탐무인편대기에 탑재될 예정이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독자 엔진 개발…“자주국방 열쇠이자 방산 수출 지렛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자 개발 항공 엔진에 힘을 쏟는 이유는 자주국방의 완성이자 방산 수출시장을 넓혀갈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KF-21에 들어가는 엔진의 경우 미국의 GE로부터 면허(라이선스) 생산해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KF-21이 스텔스형으로 성능 개량이 이뤄지고, 유무인 복합 체계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국산 항공 엔진 개발이 필요하다. 

또 수출할 때 면허를 받은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독자 항공 엔진을 개발하면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약을 줄일 수 있고, 해외 시장 공략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김종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 상무는 “항공 산업 생태계 조성 효과도 있다”며 “항공 엔진 원가의 대부분은 중소 업체들의 부품 가공이나 소재에서 발생해 수많은 협력업체의 일자리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항공 엔진 독자 개발의 성과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과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의 시제를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국산 항공 엔진 기술 확보에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은 유무인 복합 체계에 활용되는 소형 무인기 탑재에 적합한 성능을 갖췄다. 2010년대 후반부터 개발을 시작해 시험 개발을 거쳐 2030년 초반 비행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도 중고도 무인기에 적합하다. 현재 운용 중인 중고도 무인기에는 캐나다 엔진이 실려 있는데 출력 미달 문제와 수출 제약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21년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 개발에 들어갔다. 이 엔진은 더욱 경량화하는 2단계 개발을 거쳐 정찰용 무인기에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호 상무는 “항공 엔진 개발이 성공하지 못하면 사실상 무인기 개발도 성공할 수 없다”며 “미래 무인기 체계, 유무인 복합 체계, AI 등 미래 무인 체계로 가기 위한 기술적 초석이 바로 항공 엔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이 엔진시운전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창원1사업장, ‘기술 독립’ 전초기지 역할 톡톡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 엔진 개발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뒤에는 생산시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스마트엔진조립공장이었다. 해당 공장에는 외벽에 거대한 가스터빈 형상을 표현해 항공 엔진 생산 거점이라는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넓게 펼쳐진 공간이 시야를 압도했다. 조립 공간만 약 7900㎡(2400평), 보관창고도 약 8200㎡(2500평) 규모를 자랑해 항공 엔진 생산 시설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KF-21에 탑재되는 F414엔진과 FA-50에 들어가는 F404 엔진의 조립이 안정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품질 안정화를 위한 시스템이었다. 작업자가 사용하는 토크랜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돼 볼트, 너트 조임 강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물류 자동화도 구현돼 있었다. 

김승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생산기술팀장은 “토크랜치는 초보 작업자가 학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품질 안정화에도 기여한다”며 “물류 자동화는 자재 입고부터 엔진 출고까지 가시화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엔진 시운전실도 방문했다. 엔진 시운전실은 조립이 완료된 엔진을 최종적으로 성능이 잘 나오는지 안전에 이상이 없는지 검사하는 곳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실내에 7곳, 실외에 2곳을 합쳐 총 9곳의 시운전실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무인기 전용 시운전실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시운전실에서는 직접 엔진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압도적인 크기와 수많은 센서, 부품들이 복잡하게 얽힌 모습은 여러 부품이 하나의 정밀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항공 엔진의 위용을 보여줬다. 

부품을 생산하는 스마트엔진 가공공장도 둘러봤다. 이곳 역시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돼 있었다. 무인운반차량이 부품들을 자동으로 옮기고 있었으며, 로봇팔이 스스로 공구들을 옮겨주고 가공이 끝나면 다시 무인운반차량에 전달하는 등 스마트한 제조 환경이 구축돼 있었다. 

이러한 스마트화를 통해 공장은 24시간 가동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작업자가 퇴근한 이후에도 무인 운용 시스템으로 가동되며, 사람이 없는 시간에도 부품 생산이 계속되는 미래형 제조 현장을 구현하고 있었다.

또 다른 부품공장과 달리 청결한 작업 환경도 인상 깊었다. 부품 가공 시에는 절삭유가 사용되는데 이곳은 하부에서 절삭유를 공급하고, 가공 후 나온 찌꺼기도 하부로 배출돼 쾌적한 작업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러한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항공 엔진 독자 개발을 겨냥하고 있다. 1만 파운드급 엔진 개발을 넘어 향후에는 2만4000파운드급 첨단 엔진까지 바라보며 항공 엔진 기술 자립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정형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부터 47년간 1만 대가 넘는 엔진을 생산하며 국내 유일의 항공 엔진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 있을 1만 파운드급 엔진과 첨단 항공 엔진 등 정부 주도 항공 엔진 개발에 적극 참여해 대한민국 항공 엔진의 기술 독립을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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