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발맞춰 카드사들이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하면서 저신용자 대상 금리는 낮아진 반면 고신용자 대상 금리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그 부담이 고신용자에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삼성카드·신한·KB국민·현대·하나·롯데·우리·BC)에서 5월 신규 취급된 카드론 금리는 연 13.54%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p) 하락했다.

   
▲ 사진=연합뉴스


신용점수대별로 보면 고신용자 대상 카드론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00점 초과 구간의 평균금리는 지난 2월 10.17%에서 3월 10.34%, 4월 10.52%, 5월 10.99%까지 상승했다. 801~900점은 4월 12.05%에서 5월 12.23%로 0.18%p 상승했으며, 710~800점은 14.55%로 동일했다.

반면 700점 이하 저신용자 구간의 5월 평균금리는 17.09%로 전월 17.18% 대비 0.09%p 낮아졌다. 1월 17.34%과 비교하면 0.25%p 하락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는 900점 초과에서 평균금리 상승폭(0.06%p)을 상회하는 2%p(12.86%→14.86%) 오른 반면 700점 이하는 0.05%p(17.54%→17.49%) 내려갔다. 롯데카드는 고신용자 금리는 0.15%p(10.5%→10.65%) 상승했고 저신용자는 0.13%p(17.78%→17.65%) 하향했다. 현대카드는 각각 1.05%p(10.84%→11.89%) 올랐고 0.39%p(17.58%→17.19%) 내렸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금융권에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올해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해야 하는데 당국에서 중금리대출 공급 여력 확보를 위해 이를 총량 산정에서 최대 80%까지 예외로 인정하면서 카드사들이 카드론 금리를 조정해 중금리대출에 편입시킨 것으로 보인다.

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라는 과제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경기 둔화와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취약차주 대출을 무리하게 늘릴 경우 대손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신금융전문채권(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여력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고신용자에게 제공하던 금리 혜택을 축소하고 중·저신용자 지원 여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금리 체계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포용금융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으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체 관리와 건전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금융 공급이 장기적으로 금융회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에는 자금조달 비용, 연체율, 대손충당금 부담 등 여러 요인이 반영된다”면서 “정부의 중금리대출 확대 유도도 반영됐을 수 있는데 이는 시장 원칙에 비춰보면 ‘성실하게 신용을 관리한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역차별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포용금융 확대와 시장 원리에 따른 가격 책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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