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실적 발표 후 오히려 주가 급락…증권가는 여전히 "GO"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락하는 등 시장이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 역시 8000선 회복이 좀처럼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이 다시 한 번 시장의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락하는 등 시장이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7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규모의 호실적을 공시하며 시장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식시장 개장 전 올해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임은 물론 직전 최대 기록인 올해 1분기 57조2000억원 또한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재 반도체 업종에서 얼마나 압도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주가는 빠지고 있다. 적당한 조정 수준도 아닌 파괴적인 폭락장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32.13포인트(-1.64%) 내린 7919.20으로 개장한 이후 오후장 들어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결국 지수가 장중 8% 넘게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 51분 34초부터 20분간 유가증권시장의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거래가 20분간 중단됐고, 주식 관련 선물·옵션 시장의 거래도 멈췄다.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사례는 국내 증시 역사를 통틀어 총 12회인데, 그 중 올해만 6번이 발동됐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기록적인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 뉴스에 기대서 주가가 빠지는 '셀 온'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날 오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9% 넘게 급락하며 30만원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와 나란히 코스피 지수의 폭등세를 주도했던 SK하이닉스 역시 10% 넘게 빠지며 210만원 밑으로 주가가 내려와 있다. 특히나 SK하이닉스는 오는 10일 나스닥 상장을 통해 약 29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라 시장의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이날만큼은 삼성전자보다도 더욱 강한 조정을 받으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는 여전히 반도체 섹터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자료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삼성전자의 금번 실적은 반도체 사업부의 완벽한 펀더멘털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분기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기업이 되었으며, 과거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마저 완벽한 체질 개선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현재 완벽한 펀더멘털을 갖추어 나가고 있는 한국 메모리 산업에 뚜렷한 이유 없이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변동성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되며, 주가 사이클의 종료 시점은 도래하지 않았다"면서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충격이 아닌 뜬소문에 가까운 노이즈 혹은 오해로 사이클이 종료되는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메모리 산업 전반에 대해 '적극적 비중 확대'를 권고하기도 했다.

결국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오는 10일 나스닥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 모멘텀이 그저 실적 측면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 대한 예상이 함께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은 ADR의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ADR이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ADR 비중을 장기적으로 10%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류 연구원은 "ADR 비중 확대 전 지분 가치 희석 방지를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이 병행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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