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간 SK하이닉스…국내외 증시 영향은?
수정 2026-07-10 15:47:16
입력 2026-07-10 15:47:28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공모 물량 7배 넘는 청약 몰려…'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감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가 마침내 글로벌 자본시장의 중심부인 미국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인공지능 가속기의 필수재로 자리 잡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압도적 지배력을 무기로 역대 외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것이다. 상장을 앞두고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부터 뜨거운 열기가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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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가 마침내 글로벌 자본시장의 중심부인 미국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다./사진=김상문 기자 | ||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한국 시간으로 이날 밤부터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개시한다. 이번에 상장하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로 최종 확정됐다. 상장을 앞두고 진행된 글로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리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SK하이닉스의 독보적인 AI 메모리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며 ‘프리미엄 프라이싱(공모가 상단 할증)’이 적용됐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위해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에 해당하는 보통주 1779만 주를 신주 발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상장된 ADR 물량은 총 1억7790만 주(ADR 1주는 보통주 10분의 1 가치)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손에 쥔 총 조달 자금은 약 26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7조1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과거 중국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외국 기업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 자금 조달 기록이기도 하다. 3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실탄은 글로벌 제조 경쟁국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차세대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증설과 첨단 패키징 라인 구축에 전량 투입된다.
이날 뉴욕 나스닥 타워에서 열리는 타종 행사(상장 기념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그룹의 최고위 경영진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현지에서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설명하는 활동을 이어간다.
SK하이닉스는 나스닥에서 확보한 37조원의 거액을 전량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설비투자(CAPEX)에 집중 가동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HBM 주문량이 쏟아지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자금의 최대 수혜처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조달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총 60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클러스터의 ‘1기 팹(FAB)’ 건설과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라인 구축에 조기 투입한다. 특히 6세대 HBM(HBM4) 양산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스캐너를 대거 확보해 미세공정 한계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현지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가 붙는다.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총 40억 달러를 투입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첨단 패키징 공장에도 투자금이 투입된다. 이곳은 글로벌 AI 칩 선도 기업들과의 이종 집적(서로 다른 칩을 하나로 묶는 기술) 후공정을 담당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의 시선은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실탄이 가져올 파급력에 쏠리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존재감을 확보한 SK하이닉스의 이번 나스닥 상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거버넌스 이슈와 변동성에 묶여 글로벌 경쟁사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아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상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엔비디아, TSMC 등 마켓 리더들과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급격히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현재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강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에 발행 규모의 7배가 달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투자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엔비디아 H200 구매 허용 보도, 애플과 브로드컴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위한 300억달러 규모 공급 계약 체결 소식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 역시 이날 오후 현재 4% 가까이 상승하며 관련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3.60%, 0.69% 상승 중이다. 간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부터 반도체 섹터의 흐름이 좋았지만 SK하이닉스 ADR 상장의 기대감 역시 코스피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만의 TSMC가 ADR 상장 이후 대만 본주와 미국 ADR이 함께 재평가된 사례가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에도 비슷한 효과가 따라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아울러 이번 ADR 상장을 계기로 주주환원 역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국내 증시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