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작업’ 기준 엇갈린 법원 판단…바이오·반도체 형평성 논란
수정 2026-07-12 09:44:33
입력 2026-07-12 09:44:49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삼성바이오로직스 항고심 결론 임박…산업별 기준 재정립 촉각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보안작업 범위를 둘러싼 법원 판단이 산업별로 엇갈리면서 반도체와 바이오 업계 간 형평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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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4공장 배양기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
12일 법조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항고심 심리가 지난 3일 종결됐으며 조만간 법원의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업계는 1심 판단이 유지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논란은 법원이 보안작업 범위를 두고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에 상이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불거졌다. 앞서 지난 5월 삼성전자 관련 사건에서 법원은 생산 공정이 중단될 경우 시설 및 원료, 제품 훼손 위험이 인정된다며 반도체 공정 전반을 보안작업으로 폭넓게 인정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에서는 전체 공정 중 일부 후반 정제 단계에 한해 보안작업으로 인정되면서 판단 기준의 일관성 문제가 제기됐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살아있는 세포를 기반으로 하는 연속 공정으로 배양부터 정제, 충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하나의 배치 단위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초기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 생산분을 폐기해야 하는 구조다. 앞선 쟁의 행위와 같이 배양 환경에 미세한 변화라도 생길 경우 폐기해야 한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특히 온도, 산도(pH), 무균 상태 등 환경 조건이 조금만 변화해도 세포가 손상되거나 사멸할 수 있어 공정 중단 자체가 곧 제품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공정 전반이 아닌 일부 구간만 보안작업으로 인정된 점에 대해 기술적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판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라인이 멈추면 생산 중인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이오리액터 역시 단 몇 시간만 가동이 중단돼도 배양 중인 세포가 모두 사멸될 수 있다"며 "법원이 반도체 공정 전반의 훼손 위험성을 인정한 것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후반부 공정만 그 중요성을 인정한 것은 바이오 산업의 공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현행 노조법상 보안작업은 ‘시설 손상이나 원료·제품 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으로 규정돼 있어 공정 중단 시 전량 폐기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 특성이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된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삼성전자 가처분 결정과 마찬가지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항고심 결과에 따라 향후 바이오 생산시설의 쟁의행위 기준과 산업 전반의 노사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바이오 모두 한국 산업을 이끌어나갈 핵심 동력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법원이 산업의 기술적 특수성과 실질적인 훼손 위험을 제대로 파악해 국가 산업의 발전을 위한 일관성 있는 잣대를 제시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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