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능력 연 900만대로 조정…제품·조직 효율화 추진
기술 중복 줄이고 핵심 플랫폼 집중…자동차 본업 경쟁력 강화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폭스바겐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심화에 대응해 제품군과 생산체계를 전면 재정비한다. 모델 라인업을 대폭 줄이고 생산능력을 시장 수요에 맞춰 조정하는 한편 핵심 기술과 자동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2030년까지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과 관세 부담, 중국 업체들의 공세 등 복합적인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핵심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현지시간 9일(현지시간) 열린 이사회에서 2030년 목표와 12개 핵심 과제를 담은 미래계획을 감사위원회에 보고했다. 그룹은 회복탄력성과 효율성, 민첩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계획은 이미 실행에 착수했다.

   
▲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사진=폭스바겐그룹 제공


이번 계획의 핵심은 제품과 조직의 복잡성을 줄이는 것이다. 그룹은 모델 라인업을 최대 50% 축소해 수익성과 시장성이 높은 차급에 집중하고, 선택 가능한 옵션도 최대 75% 줄여 개발과 투자 자원을 핵심 제품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술 개발 체계도 손질한다. 플랫폼과 전자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을 시장 특성에 맞춰 통합 운영하고 그룹 내 중복 개발을 줄여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생산체계 역시 시장 환경에 맞게 조정한다. 그룹은 브랜드 전반의 연간 생산능력을 약 900만 대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코로나19 이전 약 1200만 대 생산을 전제로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생산능력을 크게 줄이는 셈이다. 이미 약 200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축소했으며 앞으로 중국과 유럽에서도 추가 조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화와 인공지능(AI), 공유 서비스 확대를 통해 생산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조직 운영 효율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자동차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추진한다. 전략적 기여도와 수익성, 자본 효율성을 기준으로 투자와 지분 구조를 재정비하고 있으며, 최근 에버런스(Everllence) 과반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약 74억 유로도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아이코닉한 브랜드와 선도 기술, 견고한 재무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복잡성 축소와 기술 집중, 생산체계 효율화를 통해 더욱 빠르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르노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의 경제·지정학적 환경에서는 기존 비용 절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제품과 기술, 조직 전반의 복잡성을 줄이고 실행 속도를 높여 구조적인 경쟁력 개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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