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은 ‘세계 말의 날’…4000년을 함께한 말의 가치 재조명
수정 2026-07-10 18:23:10
입력 2026-07-10 18:23:22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유엔, 세계 말의 날 지정…역사·문화·산업 공존·복지의 기념일
말산업과 동물복지, 기후변화 대응까지 국제사회 관심 지속
말산업과 동물복지, 기후변화 대응까지 국제사회 관심 지속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유엔이 매년 7월 11일을 ‘세계 말의 날(World Horse Day)’로 지정하면서 말의 역사적 가치와 현대 사회에서의 역할, 동물복지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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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에서 말이 풀을 뜯고 있다./자료사진=마사회 | ||
유엔 총회는 지난해 결의안을 채택해 매년 7월 11일을 세계 말의 날로 지정했다. 결의안은 각국 정부와 교육기관, 기업, 시민사회가 말의 역사적·사회적 기여를 기념하는 동시에 현대 사회에서 말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말은 약 4000년 전 유라시아 초원에서 인간과 함께하기 시작한 이후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동반자로 평가받는다. 최근 고대 말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현대 말의 기원은 약 4000년 전 유라시아 대초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후 세계 각지로 빠르게 확산됐다.
자동차와 철도가 등장하기 전까지 말은 사람과 물자를 운송하고 농경과 통신, 군사 활동을 지원하는 핵심 동력이었다. 지역별로도 독자적인 말 문화가 형성됐다.
몽골에서는 말이 유목문화의 중심이었고, 아라비아에서는 아라비안 품종이 발전해 세계 경주마 혈통의 기반이 됐다. 영국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서러브레드가 탄생하며 경마 문화가 발달했고,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말이 원주민과 개척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서도 말은 오랜 역사를 함께해 왔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말을 탄 사냥꾼의 모습이 남아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전국의 역참을 통해 말을 이용한 교통·통신 체계가 운영됐다. 제주 조랑말은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말산업은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말 개체 수는 약 6080만 마리다.
미국에서는 2022년 기준 약 241만 마리의 말과 포니가 사육되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는 약 700만 마리의 말이 사육되며 말산업이 약 80만 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골은 인구 약 330만 명에 말 약 340만 마리가 있을 정도로 말이 일상과 문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말과 당나귀, 노새 등 사역동물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중요한 생계 수단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와 FAO 공동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는 약 1억1200만 마리의 사역동물이 약 6억 명의 생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말을 둘러싼 환경은 변화하고 있다. 기계화와 도시화로 활용도가 줄면서 은퇴하거나 방치되는 말이 늘고 있으며,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과도한 노동과 열악한 사육 환경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을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이상 높아진 첫해로 기록했으며, 전문가들은 고온 환경이 말의 열 스트레스와 건강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승마·경마계에서는 폭염에 대비한 냉각시설을 확대하고 동물복지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마사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이 은퇴 경주마 복지와 말 보호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세계 말의 날인 7월 11일에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이를 기념하는 ‘세계 말의 날 기념경주’가 열릴 예정이다.
세계 말의 날은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말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농업과 산업, 스포츠, 관광, 치유 분야에서 이어지고 있는 말의 역할과 지속 가능한 공존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