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둔 매파 기조를 한층 강화하면서 투자은행(IB)들이 잇달아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철회하고 있다. 일부는 연내 최대 세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시하는 등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 케빈 워시 연준 의장./사진=연합뉴스 제공.


11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3.50~3.75%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투자은행들은 기존 전망을 잇달아 수정했다. 주요 10개 투자은행 가운데 9곳이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철회했다. 7곳은 연내 금리 동결을, 2곳은 연내 금리 인상을 각각 전망했으며,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한 곳은 씨티 한 곳뿐이었다.

기관별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고, 도이치뱅크는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JP모건은 연내 동결 후 내년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금리선물시장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 연방기금금리(Fed Funds) 선물시장이 반영한 연내 정책금리 조정 기대는 지난 4월 '-0.3회(인하)'에서 5월 '+0.1회'를 거쳐 이달 6일 기준 '+1.2회(인상)'로 확대됐다.

정책결정문에서는 노동시장에 대한 평가를 "고용 증가는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음"에서 "고용 증가는 노동력 증가 속도에 부합"으로 수정하며 노동시장에 대한 평가를 높였다. 또 그동안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역할을 했던 "​추가 조정 정도와 시기" 등 포워드 가이던스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경제전망에서는 성장률 전망을 낮춘 반면 물가와 정책금리 전망은 모두 상향 조정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4%에서 2.2%로 낮췄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2.7%에서 3.6%로, 근원 PCE는 2.7%에서 3.3%로 각각 상향했다.

점도표상 정책금리 중간값도 올해 말 3.4%에서 3.8%로, 내년 말은 3.1%에서 3.6%로, 2028년 말은 3.1%에서 3.4%로 모두 높아졌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지난 5년간 물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이를 시정해 나갈 것"이라며 "물가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위원들은 노동시장이 안정적인 수준을 넘어 더욱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의 강한 물가 안정 의지와 고용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였다. 특히 포워드 가이던스가 축소되면서 향후 연준과 시장 간 커뮤니케이션이 약화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