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BYD 공세에 수입차 점유율 25% 돌파
현대차·기아, 아반떼·EV 라인업 강화…하반기 주도권 경쟁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신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입 브랜드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데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차까지 잇달아 출시되면서 수입차의 시장 영향력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동화 전환을 계기로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쟁의 경계가 낮아지는 가운데 하반기 주요 업체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국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85만39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국산차는 4.8% 감소한 반면 수입차는 32.1% 증가했다.

   
▲ 더 뉴 BMW iX3./사진=BMW 코리아 제공


◆ 전동화·가격 경쟁력 앞세운 수입차…시장 경계 허문다

지난 5월 국내 신규 등록 승용차 가운데 수입차 비중은 25.8%로 월간 기준 처음 25%를 넘어섰다.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4대 중 1대 이상이 수입차였던 셈이다.

수입차 시장의 외연 확대는 전동화 전환과 맞물려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계가 낮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수입차 시장이 독일 브랜드의 고가 프리미엄 세단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최근에는 전기차 전문 브랜드와 중국계 업체가 가세하면서 브랜드와 가격대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든 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제조사 할인 등을 적용하면 일부 수입 모델의 실구매 가격이 국산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진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뿐 아니라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 소프트웨어,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면서 수입 전기차의 시장 진입 문턱도 낮아졌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5만6139대를 등록하며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다. 이는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30.5%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192% 증가했다. BYD는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 첫해인 상반기 1만1675대를 등록하며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BYD는 중형 전기 SUV 아토3와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을 앞세워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수입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씨라이언6의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전동화 제품군을 확대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기존 수입차 업체들도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가격 조정, 금융 프로모션 등을 통해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도 수입 브랜드의 신차 투입이 이어지고 있다. 토요타는 완전변경 모델인 올 뉴 RAV4를 하이브리드와 PHEV로 출시했으며, 렉서스도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앞세워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PHEV까지 경쟁 범위가 확대되면서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상반기 수입차 판매 증가가 일부 전기차 브랜드와 인기 차종에 집중됐다는 점은 변수다. 테슬라와 BYD의 판매 증가 폭이 전체 수입차 시장 증가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만큼 수입차 시장 전반의 고른 성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차 출시와 대규모 출고 효과가 시장 확대를 이끈 측면도 있어 현재의 성장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 현대차·기아, 신차 공세로 안방 수성…하반기 경쟁 격화

현대차·기아도 하반기 신차 출시와 전동화 라인업 확대를 통해 대응에 나선다. 현대차는 최근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그랜저를 출시하며 주력 내수 차종의 상품성을 강화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 등 신기술을 적용해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아반떼를 앞세워 내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지난달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신형 아반떼는 차세대 전자·전기 아키텍처와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모델이다. 현대차는 주력 차종의 상품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이오닉5·아이오닉6·아이오닉9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제품군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기아는 EV3와 EV4, EV5 등 대중형 전기차 제품군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선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모델인 PV5를 앞세워 승용 전기차뿐 아니라 상용·모빌리티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에 대응해 주력 SUV와 세단의 전동화 라인업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초의 대형 전기 SUV인 GV90을 통해 고급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기존 GV60과 전동화 GV70에 이어 플래그십 전기차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국내 신차 시장의 경쟁이 단순한 국산차와 수입차 간 점유율 경쟁을 넘어 가격과 전동화 기술, 상품성, 충전·서비스 인프라를 아우르는 종합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브랜드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선택지를 넓히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도 폭넓은 제품군과 국내 생산·서비스 기반을 활용해 시장 수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으로 소비자들이 비교하는 브랜드와 차종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과거보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가 낮아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주요 업체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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