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활황, 은행 예금 증가세 둔화 및 조달비용 상승 부추겨"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수익성 개선과 건전성 악화를 동시에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금리인상으로 순이자마진(NIM), 대출성장률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출 연체율 및 부실위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은행권이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와 수익 균형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평가다.

12일 토스 금융경영연구소 토스인사이트는 '불확실성의 시대, 은행산업 전망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토스인사이트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금리 △성장률 △물가 △환율 △가계대출 △기업대출 △주가 △주택가격 등 8개 핵심 변수에 대한 기본·낙관·비관의 3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시나리오별 은행들의 수익성·건전성·성장성 지표를 추정했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수익성 개선과 건전성 악화를 동시에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금리인상으로 순이자마진(NIM), 대출성장률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출 연체율 및 부실위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은행권이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와 수익 균형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평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분석 결과, 어느 시나리오도 은행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견조한 성장세와 점진적 금리 상승을 전제한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은행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출자의 상환부담 확대로 신규연체와 부실 누적 압력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확장과 금리 상승폭 확대를 전제한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NIM, 총자산순이익률, 대출성장률의 개선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건전성 부담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외충격과 성장 둔화, 금리 인하를 전제한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대출자의 상환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은행권이 예대금리차 축소, 대출수요 둔화 등에 직면해 이익창출력과 성장 기반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토스인사이트는 특정 시나리오에 따라 은행권에 유불리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노유철·유재원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과 경기 확장은 수익성 및 성장성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건전성 부담을 동반한다"면서도 "금리 하락과 경기 둔화는 차주의 상환부담을 일부 완화하더라도 은행의 수익성과 성장 기반을 제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거시경제 여건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가 보다, 각 시나리오에서 수익성, 성장성, 건전성 간 균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점검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평가는 인터넷은행이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대출과 개인신용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조로 인해 금리 상승기에는 NIM이 개선되더라도 연체 및 대손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또 가계대출 중심의 사업구조와 규제 제약으로 인해 경기 호조가 대출성장 확대로 이어지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이에 두 연구위원은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은행산업의 핵심 과제는 수익성 개선 국면에서도 연체와 부실이 함께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관리해야 한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토스인사이트는 올 하반기 금융권 주요 이슈로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은행권의 수신잔액 변화를 꼽았다. 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 활황은 정기예금 증가세 둔화와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에 부정적"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스피 지수가 급격히 상승한 가운데 주요 예금의 증가세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스인사이트가 실증분석한 결과, 코스피 월별 수익률이 1%p 상승할 경우 은행 정기예금 증가세는 최대 3개월에 걸쳐 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이후 월별 자료를 보더라도 주가 상승률과 주요 예금 증가율 간 상관관계는 대체로 음(-)의 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요구불예금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반응이 확인되지 않았다. 

두 연구위원은 "자본시장 활황기의 수신 리스크가 대규모 예금의 즉각적인 유출보다는 정기예금 만기 도래분의 재예치 약화와 신규 유입 둔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은 총예금 잔액 중심의 관리에서 나아가 정기예금 만기구조, 재예치율, 고객군별 금리민감도, 수신금리 인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신전략을 보다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토스인사이트는 은행권이 외형성장을 추구하기보다 리스크-수익 균형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연구위원은 "(은행권은) 거시경제 시나리오별 수익성, 건전성, 성장성 간 상충관계를 반영한 리스크-수익 균형 관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금리, 자산가격, 성장 경로별로 순이자마진, 고정이하여신비율, 대출성장률의 민감도를 점검하고, 건전성 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까지 반영해 자본 및 충당금 적립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국내은행의 경영성과는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가'보다, 거시경제 여건 변화 속에서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그 위험을 어떤 가격과 손실흡수능력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는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