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이자라도 받자" 재테크족, 은행 예금 늘린다
수정 2026-07-13 11:47:43
입력 2026-07-13 11:47:44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투자처 못찾은 유동자금, 예금행…9일새 12조 이상↑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9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7000선까지 내려오면서 재테크족의 행보가 한층 조심스러워졌다.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이 역대급으로 증가하며 빚투(빚내서 투자) 기세가 여전한 모습이지만, 한편으로 여윳돈을 은행권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에 예치하려는 수요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9일 기준 961조 8122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949조 3998억원 대비 약 12조 4124억원 급증했다.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5월부터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5월 7조 5327억원 증가 △6월 4조 6837억원 증가 등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4월에는 약 2731억원 감소하며 역신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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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7000선까지 내려오면서 재테크족의 행보가 한층 조심스러워졌다.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이 역대급으로 증가하며 빚투(빚내서 투자) 기세가 여전한 모습이지만, 한편으로 여윳돈을 은행권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에 예치하려는 수요도 급증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최근 은행권의 예금잔액 증가는 극심한 증시 유동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의 주가와 더불어 레버리지 ETF 등으로 출렁이고 있는데, 지난달 22일 9114.55를 찍으며 역대급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이를 기점으로 연일 급등락 랠리를 거듭하다, △이달 7일 7656.31 △9일 7291.91 등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11시 39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약 5.31% 급락한 7078.77까지 내려왔다.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8%대까지 올라왔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1년물 정기예금 중 연 3%를 넘긴 상품은 총 36개 중 21개에 달한다. 예금 중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으로 최고 연 3.85%에 달한다. 아울러 지방은행의 강세가 두드러졌는데,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은 최고 연 3.84%에 달한다. JB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이 최고 연 3.75%, 제주은행의 'J정기예금'이 최고 연 3.70%, BNK경남은행의 'The든든예금(시즌2)'이 연 3.55%, BNK부산은행의 '더(The) 레벨업 정기예금'이 연 3.55% 등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도 일제히 금리를 인상했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1%,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0%에 육박한다. 두 상품의 전월취급평균금리는 각각 3.34% 3.20%에 불과했다.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의 금리도 전달 평균 3.20%에서 3.40%로 상승했다.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금리는 여전히 2.9%대에 머물러 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연 2.9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등이 일제히 연 2.90%를 기록했다.
사실상 주식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은행권 예금금리가 최고 4% 진입을 목전에 두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재테크족이 은행에 뭉칫돈을 대거 예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투자 차익을 실현한 유동자금을 주식시장에 재투자하는 대신 은행 금고에 예치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상향 조정하고, 10월 중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정기예금 잔액이 급증했다는 점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안정지향형으로 바뀐 모습이지만, 증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빚투 수요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109조 4518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108조 6704억원 대비 약 7815억원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1968억원에 그친 걸 고려하면 주담대보다 4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아울러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히는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같은 날 기준 총 682조 9965억원을 기록해 지난달 말 722조 2928억원 대비 약 39조 2962억원 급감했다. 이는 역대 월간 증감폭 기준 지난 2020년 5월 72조 2166억원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인데, 금융권에서는 요구불예금을 개별 주식이나 레버리지ETF 매수에 활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5대 시중은행의 지난 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48조 3607억원으로 지난해 말 644조 9700억원 대비 약 0.53%(약 3조 3907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은 연초 금감원에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로 약 4조 3400억원(5대 은행 합산)을 제시했는데, 이미 목표치 대비 약 78.1%를 채웠다. 수치만 놓고 보면 여유가 있지만 이들 은행 중 세 곳은 이미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대출절벽이 기정 사실화된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