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상 차려졌지만…건설사 눈치게임에 여의도 재건축 '찬바람'
수정 2026-07-14 10:15:57
입력 2026-07-14 10:16:01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목화·광장 등 잇단 유찰…시범도 수의계약 가능성 거론
'목화∙시범' 삼성물산 독주 흐름…'래미안 타운' 조성되나
핵심 입지도 못 피한 선별 수주…썰렁한 여의도 재건축
'목화∙시범' 삼성물산 독주 흐름…'래미안 타운' 조성되나
핵심 입지도 못 피한 선별 수주…썰렁한 여의도 재건축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여의도 재건축 시장이 예상 밖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주요 사업장에서 단독 입찰과 유찰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가 짙어지면서 시공사 선정에 나선 조합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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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 목화아파트./사진=미디어펜 박소윤 기자 | ||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에서는 목화·삼부·은하·진주·삼익·시범·화랑·광장아파트 등 총 15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교·한양·시범·공작·진주·수정·목화아파트 등은 정비계획을 확정하고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여의도는 한강변 입지와 금융 중심지라는 상징성을 갖춘 데다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올해 도시정비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압구정과 성수에 이어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경쟁이 펼쳐질 핵심 무대로 꼽혔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했던 '빅매치'는 좀처럼 성사되지 않고 있다. 현재 여의도에서 대형 건설사 간 경쟁 입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지는 사실상 전무하다. 맞대결이 유력했던 사업지들마저 유찰 사태를 맞으면서 수주전의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목화아파트다. 최근 진행된 시공사 선정 1차 입찰은 삼성물산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7개 대형 건설사가 참석, 경쟁 구도 형성 가능성을 높였지만 실제 참전을 확정 지은 곳은 삼성물산뿐이었다.
목화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에 지하 7층~지상 49층, 4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강 조망과 중심 입지를 갖춘 '알짜 사업지'로, 3.3㎡당 공사비가 1370만 원으로 책정돼 대형사들의 맞대결이 가장 유력한 사업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1차 입찰이 무산되면서 조합은 재입찰 절차를 밟게 됐다. 도시정비사업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남은 2차 입찰에서도 삼성물산이 홀로 참여한다면 무혈입성 방식으로 시공권을 확보할 공산이 크다.
'1.5조 대어' 시범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공사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삼성물산과의 수의계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간 3파전 전망이 나왔으나 현대건설은 불참으로 가닥을 잡았고, 대우건설은 화랑아파트 재건축과 목동 정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 사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59층, 21개 동, 2491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3.3㎡당 공사비는 약 11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조합은 내달 25일까지 시공사 입찰제안서를 접수한 뒤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광장아파트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열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석하면서 입찰이 성립되지 않았고, 지난 13일 시공사 선정에 다시 도전했으나 최종 유찰로 막을 내렸다.
앞서 여의도 재건축의 첫 단추를 끼운 대교아파트 역시 지난해 삼성물산의 무혈입성으로 시공사 선정 작업이 마무리된 바 있다. 이번 목화·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까지 삼성물산이 따내면 여의도 일대에 대규모 '래미안 타운'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서울 정비시장의 또 다른 격전지인 목동에서 나타나는 양상과도 대조적이다. 목동 재건축의 경우 주요 단지마다 복수의 대형 건설사가 물밑 경쟁을 벌이는 등 수주전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은 목동에 브랜드 라운지와 홍보공간을 운영하거나 오픈을 준비하면서 조합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과 맞닿아 있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무리한 출혈 경쟁 대신 사업성이 검증된 사업장에 역량을 쏟는 기조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목동 재건축이 30조 원에 이르는 압도적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한정된 역량과 자원을 목동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는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가 참석하지만 실제 입찰 단계에서는 수익성과 향후 수주 전략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의도는 상징성은 충분하지만 무리한 경쟁보다 선별 수주를 택하는 기조가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이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