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수정안, 노동계 1만1150원 vs 경영계 1만550원…격차 600원까지 줄여
심의촉진구간 상·하한선, 올해 경제지표 전망치 기계적 산출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 기한을 넘기며 막판 진통을 겪는 가운데, 노사가 격차를 600원까지 좁혔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하면서 공익위원의 손에 맡기게 됐다. 

   
▲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 촉진구간을 공식 제시하고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사진=미디어펜 유태경 기자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노사가 제출한 제10차 수정안을 토대로 막판 조율을 시도했으나, 간극을 좁히지 못하자 공익위원 촉진구간을 공식 제시하고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노사 양측이 제출한 제10차 수정안에 따르면 노동계(근로자위원)는 시간급 1만1150원으로 전년 대비 8.0% 인상된 금액을 요구했으며, 경영계(사용자위원)는 시간급 1만550원으로 전년 대비 2.2% 인상된 수준을 제시했다. 직전 제13차 회의 최종안이었던 수정안과 비교해 양측이 간극을 600원까지 줄였지만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노사 요청을 받은 공익위원들이 중재를 위해 심의촉진구간을 전격 발표했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 하한선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2.7%를 반영한 1만600원이다. 상한선은 주요 기관인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인 2.55%에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2.7%를 합산한 5.25% 인상률을 적용해 1만860원으로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올해 경제지표 전망치를 기계적으로 산출해 노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마지노선을 그어준 셈이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노사 양측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우선 사용자위원들은 자영업자와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내세우며 최저임금 인상 최소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위원은 "우리 최저임금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사실상 1만2000원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사상 최고 수준인 자영업자 대출잔액과 영업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절반이 넘는 현실 속에서 고용유지가 가능한 수준에서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위원도 "올해 1분기 기준 대출 잔액이 역대 최고치이고 연체율 또한 최고 수준"이라며 "임금을 지급하는 주체들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근로자위원들은 고물가 속 실질임금 하락을 방어하고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과감한 인상 결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맞섰다. 

류기섭 한국노총 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히 생계비 보전 차원을 넘어 침체한 내수를 회복하는 실질적인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가처분 소득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과감한 인상이야말로 민생 안정과 내수 회복을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위원은 "우리나라 식료품 물가는 3년 연속 OECD 최상위권으로 세계 2위 수준"이라며 "지금의 최저임금으로는 하루 세끼 온전한 식사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노동자의 실질생계비를 반영한 인상을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공익위원인 성재민 위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서로 배려하는 책임 있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중요 시점"이라며 노사 양측의 전향적 노력을 당부했다.

최임위가 공익위원의 가이드라인 안에서 조율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 촉진구간 내 특정 금액을 두고 공익위원 주도의 표결 절차를 밟아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짓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재적 위원 27명 전원이 참석했다. 특별위원인 신상훈 재정경제부 경제구조개혁국장, 서명석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 권순재 중소벤처기업부 지역경제정책관도 함께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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