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롯데·HD현대 석유화학 결합…공식 심의 착수
수정 2026-07-15 10:02:42
입력 2026-07-15 12:00:00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경쟁제한 우려에 ‘제동’…시정방안 제출 후 심사
사업 재편 사례 “시장 지배력 집중 가능성 평가”
사업 재편 사례 “시장 지배력 집중 가능성 평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추진 중인 대산 석유화학 사업 재편에 대해 국내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기업결합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대규모 사업 재편으로, 정부가 공급 과잉 해소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계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있지만 시장 독과점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엄격한 경쟁 심사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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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추진 중인 대산 석유화학 사업 재편에 대한 본격적인 기업결합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자료사진=미디어펜 | ||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케미칼, 롯데대산석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추진하는 ‘대산 1호’ 기업결합 건에 대해 시정방안 제출 절차를 거친 뒤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피심인들에게도 심사보고서가 송부되면서 공식 심의 절차가 개시됐다.
다만 공정위는 심사보고서가 심사관의 의견을 담은 문서일 뿐이며, 최종 판단은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통해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는 HD현대케미칼이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래가 완료되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HD현대케미칼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는 공동 최대 주주가 된다.
핵심은 대산 산업단지 내 양사의 나프타분해설비(NCC)와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통합 운영하는 데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 재편으로 평가해왔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임의적 사전심사 신청을 접수한 뒤 에틸렌부터 다운스트림 제품까지 20개 석유화학 제품 시장의 생산·판매·수출입 현황을 분석하고 수요업체와 경쟁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
그 결과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국내 LDPE와 EVA 시장에서 경쟁사업자 간 수평결합에 해당하며 경쟁 감소로 인한 협조효과와 단독효과가 모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LDPE는 농업용 필름, 식품 용기, 전선 피복 등에 사용되는 합성수지이고, EVA는 신발 밑창, 태양전지 필름, 요가 매트 등에 쓰이는 소재다. 두 제품 모두 국내 수요 기반이 탄탄한 범용 석유화학 제품으로 분류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으로 경쟁 사업자 수가 줄어들 경우 가격이나 거래조건에 대한 협조가 용이해질 수 있고, 결합회사가 단독으로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경쟁사의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봤다.
이에 기업 측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방안 초안을 제출했고, 이후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공정위의 보완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을 다시 제출했다.
심사관은 이번 기업결합이 공정거래법 제9조를 위반한다고 판단하고, 제출된 시정방안을 반영한 시정명령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시정조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LDPE와 EVA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협조효과와 단독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각종 의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신속히 심의를 개최해 대산 1호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후속 석유화학 사업 재편에 대해서도 시장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경쟁 질서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사업 재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장 지배력 집중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격한 경쟁 심사를 적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향후 추진될 추가 구조조정 거래에도 이번 심사 결과가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