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MS·닌텐도 '디지털 올인'...K-게임 생존 공식도 바뀐다
수정 2026-07-15 15:32:43
입력 2026-07-15 15:32:49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소니, 2028년부터 신작 디지털 전환…실물 디스크 역사 마침표
엑스박스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국내업계 사업 전략 전면 재편
엑스박스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국내업계 사업 전략 전면 재편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엑스박스(Xbox)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어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가 플레이스테이션 신작 실물 디스크 생산 중단을 선언해 콘솔 시장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닌텐도까지 실물 칩 대신 다운로드를 전제로 한 '게임 키 카드'를 도입하면서 30여 년간 이어진 콘솔 유통 생태계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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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사진=연합뉴스 | ||
15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2028년 1월 이후 출시되는 플레이스테이션 신작을 디지털 방식으로만 판매하기로 했다. 1994년 PS1 출시 이후 이어져 온 실물 디스크 시대를 마감하는 결정이다. 같은 시기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게임사업부 엑스박스에서 3200명 규모의 감원과 스튜디오 재편을 단행하며 사업 구조를 대폭 손질하고 있다. 글로벌 콘솔 시장을 이끌어온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이 동시에 디지털 중심 전략을 강화하면서 게임 산업의 경쟁 방식도 하드웨어에서 플랫폼과 콘텐츠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콘솔 3사 모두 '디지털 퍼스트'…실물 매체 시대 저문다
소니의 결정은 이미 시장에서 나타난 소비 패턴 변화를 공식화한 조치다. 소니 게임사업에서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 비중은 이미 80%를 크게 웃도는 반면 실물 디스크 판매 비중은 한 자릿수까지 낮아졌다. 패키지 제작과 물류, 재고 관리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실물 매체를 유지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올해 최대 기대작인 GTA6도 같은 흐름을 따른다.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GTA6 패키지판에는 기존처럼 디스크가 아닌 디지털 다운로드 코드가 제공될 예정이다. 소비자는 패키지를 구매하더라도 게임은 온라인에서 내려받아야 한다. 실물 패키지가 사실상 디지털 이용권 역할만 하는 것이다.
엑스박스 역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MS는 최근 3200명 감원과 함께 일부 산하 스튜디오를 분리하거나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핵심 프랜차이즈인 '헤일로', '포르자', '기어스 오브 워' 등에 역량을 집중하는 대신 비핵심 조직은 과감히 정리하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게임사업 수익성 둔화와 AI 투자 확대가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닌텐도도 예외는 아니다. 닌텐도는 스위치2부터 일부 타이틀에 키 카드 방식을 도입했다. 외형은 기존 게임 카트리지와 같지만 실제 게임 데이터는 담겨 있지 않고 이용자는 카드를 본체에 삽입한 뒤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내려받아야 한다. 이후에도 카드를 꽂은 상태에서만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실물 패키지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실제 유통은 디지털 다운로드를 전제로 하는 방식이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콘솔 3사 모두 실물 매체의 역할을 축소하고 온라인 플랫폼 중심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통은 줄고 플랫폼은 커지고…K게임에는 기회이자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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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마블 '프로젝트 이블베인'./사진=넷마블 | ||
국내 게임업계가 받게 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오프라인 유통망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국내 콘솔 시장은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물 디스크 판매가 사라질 경우 패키지 게임 판매를 중심으로 영업해 온 게임 전문점과 총판은 사업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실물 디스크를 기반으로 형성된 중고 거래 시장 역시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의 판매 전략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는 오프라인 매장 진열보다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와 엑스박스 스토어, 닌텐도 e숍 등 디지털 플랫폼 내 노출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은 커지고 게임사의 협상력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디스크 제작과 물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줄어들면서 게임사가 확보하는 순수익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이브 서비스 운영 경험이 풍부한 국내 게임사들은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인게임 결제 모델을 콘솔 시장에서도 확대하기 유리한 환경을 맞을 수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콘솔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으로 글로벌 AAA 시장에서 성과를 기록하고 있으며 넷마블은 하반기 '이블베인'을 통해 PC·콘솔 협동 액션 장르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엔씨는 자회사를 중심으로 콘솔 시장을 겨냥한 신작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엑스박스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경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한 국내 게임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콘솔 시장은 이제 하드웨어 판매보다 플랫폼과 콘텐츠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구조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실물 매체의 퇴장은 단순한 유통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재편을 의미하는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자체 IP와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야 이번 변화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