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벤치마크 내 한국 비중 17%대로 하락하며 외인·연기금 리밸런싱 유입 촉발
과거 MDD -25% 도달 사례 분석 결과, 개인 투매 소화하는 외인 매수세 지속 여부가 분수령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코스피 시장이 최근 고점 대비 30% 가까이 급락하며 극심한 혼란을 겪은 가운데, 대형 자산배분 하우스인 외국인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대규모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매수세가 가시화되며 증시가 바닥 다지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급격한 지수 하락으로 한국 증시의 위상이 저평가 영역에 진입하면서 글로벌 수급 체질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 코스피 시장이 최근 고점 대비 30% 가까이 급락하며 극심한 혼란을 겪은 가운데, 대형 자산배분 하우스인 외국인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대규모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매수세가 가시화되며 증시가 바닥 다지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의 최대 낙폭(MDD)이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글로벌 벤치마크(BM) 내 한국 주식 비중은 약 17%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기존 벤치마크 비중인 21%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 축소(언더웨이트) 전략을 고수하지 않는 한 기계적인 순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매도세를 일관하던 대형 기관들의 수급 방향성이 매수 우위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과거 증시 역사 속에서 저점을 통과할 때 나타났던 전형적인 신호와 일치한다. 과거 직전 1년 수익률이 20% 이상인 상황에서 최대 낙폭이 -25% 수준에 도달했던 주요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지수가 바닥을 다지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매수 주체의 극적인 교환, 즉 손바뀜 현상이 목격됐다. 그동안 주가 하락을 방어하며 버티던 개인 투자자들이 마침내 투매나 반대매매로 물량을 쏟아내고, 이를 외국인이 장기적 관점에서 순매수로 받아내는 시점이 진바닥의 핵심 시그널이었다.

실제로 전날인 14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4조152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9616억원, 기관은 3조2167억원을 순매수하며 뚜렷한 손바뀜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IT 버블 시기나 2004년 차이나 쇼크,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지수 저점 직전부터 외국인들이 선제적인 순매수 전환을 시도했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국내 증시의 또 다른 큰손인 국민연금 역시 추가적인 매도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인해 국민연금의 전체 포트폴리오 내 국내 주식 비중이 약 25%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연금의 연간 국내 주식 비중 허용 목표 범위(15~27%) 내에 안정적으로 위치하는 수준으로, 그간 지수를 압박했던 기금의 리밸런싱 목적 순매도 필요성이 사실상 해소되었음을 의미한다.

다만 시장이 완전한 추세 복 복귀를 선언하기 위해서는 신용융자 잔고의 반대매매 청산 과정이 얼마나 매끄럽게 마무리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한 날로부터 이틀 뒤가 후행적인 반대매매의 단기 정점이 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주가가 급격한 반등을 지속할 경우 담보부족 계좌의 반대매매 실행이 뒤로 이연될 수 있으나, 만에 하나 지수가 재차 변동성을 키우며 흔들릴 경우 정리되지 못한 신용 매물이 추가 반대매매로 쏟아져 나와 낙폭을 키우는 악순환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연기금 등 글로벌 자산배분 주체들은 시장의 일시적인 급등락 흐름과는 반대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는 특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반대매매 추이에 따른 널뛰기 장세가 지속될 수는 있으나, 현 지수대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연속성을 가지고 유입되고 개인의 신용 정리가 점차 마무리된다면 시장의 진바닥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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