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택에 쏠린 수주 회복…대형 건설사, 원가·공정 관리 역량 부각
수정 2026-07-15 13:41:37
입력 2026-07-15 13:41:43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국토부 표준시장단가에 BIM 단가 설명 포함…원가 산정 디지털화 흐름
수주 규모 못지않게 실행관리 중요…중소업체 확산은 비용·인력 부담 과제
수주 규모 못지않게 실행관리 중요…중소업체 확산은 비용·인력 부담 과제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수주가 표면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의 원가·공정 데이터 관리 역량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민간 비주택 대형 프로젝트가 수주 증가를 이끌고 있지만 민간 주택수주는 부진하고 공사비 부담도 이어지면서, 확보한 사업을 얼마나 정밀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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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주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건설수주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사비 부담이 이어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BIM과 데이터 기반 현장관리 기술을 원가·공정·품질 관리 수단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
15일 업계에 따르면 5월 건설수주는 22조4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0.0% 늘었다. 공공수주와 민간수주가 각각 60.9%, 47.1% 증가하며 외형상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회복은 일부 공종에 쏠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민간 비주택수주는 반도체·산업클러스터 등 대형 프로젝트에 힘입어 급증한 반면 민간 주택수주는 큰 폭으로 줄었다. 대형 프로젝트와 기저효과가 겹친 결과여서, 주택을 포함한 전 부문으로 회복세가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용 부담도 여전하다.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로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반철근 시장가격지수도 143.8로 12.1% 올랐다. 수주를 확보하더라도 자재비와 물량, 공정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원가 산정 체계를 디지털화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건설공사 표준시장단가 공고에 BIM 단가 상세설명서를 부록으로 포함했다. BIM이 설계 검토나 발주청 제출용 모델을 넘어 공사비 예측과 물량 산출, 원가 관리 체계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BIM은 건설산업 디지털 전환의 핵심 기술로 꼽혀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설계·검토·납품 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설계사가 데이터를 만들더라도 시공과 유지관리 단계에서 활용되는 구조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고, 공사비 산정 체계 역시 기존 2D 도면과 내역서 중심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BIM과 데이터 기반 현장관리 기술을 원가·공정·품질 관리 도구로 활용하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 상당수는 BIM 국제표준인 ISO 19650 인증을 확보했고, 물량산출과 공정관리, 설계 자동화 등 효과가 확인되는 영역부터 적용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BIM 기반 관리가 현장 효율과 연결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 DL이앤씨는 터널 발파설계 단계에서 지리정보시스템(GIS) 데이터와 BIM 모델을 결합해 최적 굴착 구간을 자동 산출하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GTX-A 사업에 적용한 결과 ㎞당 공사비 8억 원, 공기 41일을 줄인 효과가 검증됐다. 창소프트아이앤아이 등 BIM 솔루션 업체들도 골조·마감공사 물량을 자동 산출하고 실시간으로 검증하는 도구를 개발해 국내 대형 건설사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공급을 넓히고 있다.
다만 BIM 활용이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건산연은 BIM 활성화 저해 요인 가운데 경제적 유인 요인이 50.5%로 가장 높고, 세부 요인 중에서는 ROI 불확실성이 17.6%로 1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BIM을 도입해도 실제 효익을 체감하기 어렵거나, 데이터를 만드는 주체와 효익을 얻는 주체가 다른 구조에서는 확산 속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중소 설계·시공사의 부담도 남아 있다. BIM 설계 인력 부족과 초기 투입비용 부담이 여전히 큰 애로로 꼽히는 만큼, 대형사 중심의 현장 적용 사례가 곧바로 산업 전체 확산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업계는 BIM이 원가·공정 관리 도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뿐 아니라 대가 기준과 활용 인센티브, 발주자·시공자 간 효익 공유 구조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수주 규모 못지않게 실제 현장에서 공정과 원가를 얼마나 정밀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BIM이나 데이터 기반 관리도 의무화 대응 차원이 아니라 공기 단축, 물량 검증, 설계 오류 최소화처럼 효과가 확인되는 영역부터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