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GV서 만난 두 거장 “누구도 가지 않은 길 열어” 고마움 전해
이창동 “장르 자체가 나홍진”…“조인성 없었다면 무게중심 없었을 것”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한국 영화계 거장 이창동 감독이 후배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를 향해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대담하게 열어젖혔다"며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단순한 장르적 재미를 넘어 한국 영화가 도달할 수 있는 기술적 스펙터클과 시각적 영토를 넓혀준 것에 대한 '동료 영화인'으로서의 진심 어린 경의이자 고마움의 표시다.

15일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나홍진 감독과 이창동 감독이 함께한 특별 '관객과의 대화(GV)'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시대의 현실을 깊이 있게 응시해 온 이창동 감독과 장르의 극한을 추구해 온 나홍진 감독의 역사적인 만남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객석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호프'에 대한 이창동 감독의 정밀한 시선이었다. 이 감독은 "'호프'는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과 서스펜스, 타격감, 속도감 등 모든 요소를 한계치 이상으로 보여주는 '말 그대로 미친 영화'"라고 운을 뗐다. 

   
▲ 영화 '호프'의 개봉 전날인 지난 14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이창동 감독과 나홍진 감독의 GV. 이 자리에서 이창동 감독의 '호프'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오락 영화의 정점을 넘어선 '극점'에 있는 작품"이라며 장르적 쾌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나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이 주목한 '호프'의 가장 큰 성취는 독창적인 공간 분할과 대담한 기술 확장이다. 그는 "할리우드 장르 영화는 고유의 문법을 따르기 마련이지만, '호프'는 철저하게 한국적인 공간(호포항)과 한국 사람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냈다"며 "장르 자체가 곧 나홍진"이라고 평했다. 

또한 촬영 직후 홍경표 촬영감독과의 통화 일화를 소개하며 "지금껏 한국 영화가 하지 못했던 시각적 한계를 대담하게 확장해 냈다. 이런 영화를 만들어주어 관객으로서도,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도 고맙다"고 전했다.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탑스타들이 모션 및 페이셜 캡처를 통해 완벽히 녹아든 외계 생명체의 섬세한 묘사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특히 이창동 감독은 극 후반부의 서사를 책임지는 배우 조인성의 고난도 액션 시퀀스를 영화의 가장 압도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극 중 마을 청년 '성기' 역을 맡아 달리는 말 위에서 자동차와 추격전을 벌이며 총격을 가하는 대담한 액션을 소화한 조인성에 대해 "말을 타고 넘어가는 그 장면은 단순히 재미있다고 표현할 수준이 아니다. 미친 몰입감이다"라며 "조인성이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이 거대한 규모의 영화가 가져야 할 중요한 무게 중심이 잡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흥미롭게도 조인성은 올해 공개를 앞둔 이창동 감독의 넷플릭스 신작 영화 '가능한 사랑'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섬세한 문학적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이창동의 세계와 거친 서스펜스를 폭발시키는 나홍진의 세계를 동시에 관통한 배우 조인성의 가치를 두 거장의 만남 속에서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거장의 대담한 지지와 뜨거운 호평을 등에 업은 영화 '호프'는 기술적 성취와 독창적인 K-SF의 탄생을 알리며 본격적인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