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간위탁 87만t 중 50만t 소각업체가 처리
2030년 전국 시행 앞두고 민간시설 제도권 편입 과제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가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우려했던 ‘쓰레기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공공소각장 확충이 지연된 사이 민간소각시설이 처리 공백을 메운 만큼, 2030년 전국 시행 전 민간을 공공 처리체계의 보완축으로 편입하는 방안이 과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 수도권 직매립금지 시행 이후 민간소각시설이 처리 공백을 메우면서, 2030년 전국 확대 전 공공 보완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사진=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16일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생활폐기물 민간 처리대행 사업은 64건, 87만1611t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민간소각업체가 40건, 50만6121t을 맡아 전체 위탁 물량의 58.1%를 처리했다. 나머지 24건, 36만5490t은 재활용업체에 위탁됐다.

전국 민간 위탁 물량은 131건, 123만6459t이다. 민간소각업체가 92건, 82만9107t을 처리했고 재활용업체에는 39건, 40만7352t이 배정됐다. 직매립금지 이후 공공시설만으로 소화하기 어려운 물량 상당 부분을 기존 민간시설이 흡수한 셈이다.

직매립금지는 종량제봉투 등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매립지에 바로 묻지 못하도록 하고, 소각이나 재활용을 거친 뒤 남은 잔재물만 매립하도록 한 제도다. 2021년 7월 법제화됐으며 수도권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수도권 외 지역에는 2030년 1월 1일부터 적용돼, 지금의 수도권 대응이 전국 시행의 사실상 시험대가 되는 구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도 시행 이후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이 현재까지 전량 적정 처리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체 소각 능력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는 과도기적으로 민간 위탁을 병행하고 있으며, 전체 발생량의 약 3.5%는 수도권 밖에서 처리되고 있다.

시행 전에는 공공소각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매립부터 막을 경우 폐기물 적체와 처리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민간시설에 물량이 집중되면서 처리단가가 오르거나 수도권 폐기물이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지역 간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대란을 피한 것이 공공 처리 기반이 충분히 갖춰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국 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각시설 신설이나 증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12곳에 그쳤다. 수도권에서도 27개 신·증설 사업 가운데 착공한 곳은 성남시와 인천 옹진군 두 곳뿐이다. 

신규 소각장은 입지 선정부터 환경영향평가, 주민 협의까지 거쳐야 해 실제 가동까지 수년이 걸린다. 2030년 전국 시행 전까지 각 지역 공공소각장이 제때 완공되지 않으면 지금 수도권에서 나타난 처리 공백이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민간소각시설의 역할을 단순한 임시 위탁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처리 기준과 관리 책임은 공공이 맡되, 일정한 시설·환경 기준을 갖춘 민간시설이 부족한 처리 용량을 보완하는 체계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할 때마다 개별 입찰로 물량을 맡기는 방식은 단기 적체 해소에는 효과가 있지만, 안정적인 처리능력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수도권 폐기물 일부가 충청·호남 등 비수도권 민간시설로 이동하면서 ‘발생지 처리 원칙’을 둘러싼 지역 간 형평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공제조합은 공공시설이 충분히 구축될 때까지 일정 기준을 충족한 민간소각시설을 ‘공공협력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공이 처리 과정과 운영을 관리하고, 민간이 한시적으로 부족한 용량을 보완하는 병렬 처리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신규 시설 건설 전까지 기존 처리능력을 활용해 지역 간 이동과 처리 공백을 줄이자는 것이다.

공제조합 관계자는 “지난 6개월은 민간소각시설이 단순한 임시 처리 창구를 넘어 공공 인프라가 완성될 때까지 제도를 받치는 보완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2030년 전국 시행에 앞서 우수 민간시설을 공공 관리체계 안에서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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