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발표 예정…증권가 "크게 상향 조정할 수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오는 23일 2분기 성장률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대까지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주식시장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3.0%로 공식화한 가운데, 통화당국마저 성장률 눈높이를 올릴 경우 국내 증시의 이익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흐름 속에서 성장률까지 제고될 경우 코스닥을 비롯한 성장주들의 상승세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 오는 23일 2분기 성장률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대까지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주식시장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치 상향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3.0%로 올려잡았지만, 일각에선 그보다 실제 성장률이 더욱 높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반적인 경기가 회복된다는 시그널로까지 연결된다면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매크로(거시경제) 전망치 상향이 증시에 무조건적인 호재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함께 존재한다. 경기 호조에 따른 고물가 우려가 상존하면서 시장이 기대했던 방향과 한은의 통화정책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실제 이날 오전에 있었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은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2.75%로 전격 인상했다. 이후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6%대, 코스닥이 4%대의 강한 조정을 다시 한 번 받고 있다. 앞으로도 투자자들은 3% 성장률이 가져올 '실적개선 가시화'와 '고금리 장기화'라는 양방향의 이슈를 두고서 치열한 계산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착시효과'에 기대어 폭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반도체와 조선 등 일부 수출 대기업만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을 뿐 내수 부진과 중소기업의 실적 악화가 겹치며 증시 전반으로 상승 온기가 퍼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한은이 성장률을 3%대까지 올려 잡는다면 길었던 '내수 침체'의 터널에도 끝이 보인다는 강력한 경기회복 시그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3%대에 안착할 경우 가계의 실질 소득 여건 개선과 기업들의 설비투자 재개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철강, 화학, 기계 등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와 유통, 미디어, 뷰티 등 내수 소비주로의 순환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3% 진입은 반도체 독주 체제에서 벗어나 증시 전반의 이익 추정치가 골고루 상향 조정되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면서 "낙폭과대 상태인 소외 업종과 내수 중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것인지 주목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거세경제 성장이 증시 유동성에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성장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갈수록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명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통상 주식시장은 금리인하를 호재로, 인상을 악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를 경우 둔화되던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금통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목소리가 힘을 얻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바이오, 2차전지, IT 성장주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들 종목 다수가 코스닥에 상장된 만큼 안 그래도 부진한 코스닥 지수의 흐름 또한 부진할 수도 있다. 반면 예대마진 확대로 고금리 수혜를 누리는 은행, 보험 등 금융주와 배당 매력이 높은 전통 가치주들은 상대적 강세를 보일 여지가 크다.

마지막으로 3%대 성장률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유입을 자극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어 이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글로벌 자금은 아무래도 경제성장률이 상향되는 국가의 주식과 통화를 매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이 원화 강세(환율 하락)로까지 이어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다만 이러한 이유로 유입된 수급은 또 다시 코스피 시장의 대형 수출주들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성장률 호조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한국은행이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2분기 성장률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다소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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