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르네상스' 시대의 생존법…건설사들 '글로벌 연합'에 꽂힌 이유
입력 2026-07-18 09:42:51 | 수정 2026-07-18 09:47:23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차세대 원전 기술 확보부터 현지화 대응까지…동맹 범위 넓어진다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 SMR 중심 해외 원전 기업과 협력 확대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 SMR 중심 해외 원전 기업과 협력 확대
[미디어펜=박소윤 기자]국내 건설사들이 글로벌 '연합 전선'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원전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력과 공급망, 네트워크를 갖춘 현지 기업들과 손잡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 |
||
| ▲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원전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협력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급성장하는 원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력과 공급망, 현지 네트워크를 갖춘 해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원전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차세대 SMR 개발사 퍼스트 아메리칸 뉴클리어(FANCO)와 'EAGL-1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FANCO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액체 납과 비스무트 합금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액체금속고속로(LMFR) 방식의 SMR 'EAGL-1'을 개발 중인 기업이다. 현재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인허가 절차를 진행,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EAGL-1은 원자로 1기당 약 24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하는 차세대 SMR이다. 모듈형 설계를 적용해 원자로 6기를 하나의 클러스터로 만들면 약 12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해 장수명 방사성 폐기물을 95%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발전소 보조설비(BOP) 설계와 브리지 파워(Bridge Power) 솔루션 개발, 시공성 검토, 모듈화 전략 수립 등 사업 초기 단계 전반에서 공조한다. 현대건설은 향후 EAGL-1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 파트너로 참여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도 확립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동맹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미국 홀텍의 3.5세대 경수로형 SMR, 미국 테라파워의 소듐냉각고속로(SFR), 네덜란드 토리존의 용융염원자로(MSR)에 이어 이번 FANCO와의 협력까지 더하면서 차세대 SMR 주요 노형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협력 전선이 완성됐다.
삼성물산도 해외 원전 시장을 겨냥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SMR 사업자인 신토스그린에너지와 맞손을 잡아 유럽 원전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고, 글로벌 에너지 기업 GVH와도 협업 범위를 확장했다.
DL이앤씨는 일찌감치 전략적 투자 방식을 택했다. 지난 2023년 미국 4세대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X-energy)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협력 생태계를 조성했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는 차세대 원전 기업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아마존이 최대 주주이자 핵심 전력 수요처로 참여하고 있다.
◆ "혼자선 어렵다"…글로벌 연합이 수주 열쇠
이처럼 건설사들이 글로벌 협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원전 사업의 특성 때문이다. 원전 프로젝트는 설계와 조달, 시공(EPC)은 물론 원자로 기술과 핵심 기자재, 운영·정비(O&M), 금융조달까지 종합 역량이 요구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사업 규모가 크고 고난도 역량을 갖춰야 하는 만큼 기술력과 공급망,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의 동행은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미래 신기술을 발굴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지 인허가 경험과 공급망도 공유할 수 있다.
신규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 새롭게 원전을 도입하는 국가들의 경우 현지 기업 참여와 기술 이전 등을 발주 조건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활용하면 현지화 요건 충족, 사업 동력 확보 등에서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단순한 업무협약을 넘어 해외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신규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