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5일 만에 200만, 17일과 18일 각 하루 50만 넘기며 '왕사남' 첫 주말 흥행 압도
초반 스퍼트 후 힘 빠진 '군체' 사례 경계…8월 5일 '오디세이' 개봉은 악재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나홍진 감독의 SF 블록버스터 '호프(HOPE)'가 개봉 첫 주말 극장가를 완전히 장악하며 그야말로 순풍에 돛을 단 듯한 거침없는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개봉 사흘 만에 100만 고지를 밟으며 올해 최단 기록을 세우더니, 불과 이틀 만에 다시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과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베일을 벗은 영화 '호프'는 개봉 5일 차인 주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초대형 자본이 투입된 K-SF 대작에 걸맞은 초고속 흥행 성적이다.

이 같은 폭발적인 흥행세는 개봉 첫 주말의 시작이었던 17일 금요일이 제헌절 연휴와 맞물리면서 극대화됐다. 연휴 호재를 맞은 '호프'는 17일 하루 동안에만 무려 59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으며 화력을 집중했다. 열기는 이튿날인 18일 토요일로 그대로 이어져 하루 51만 명의 관객을 추가로 동원, 주말 이틀 연속으로 일일 관객 수 50만 명을 가볍게 넘기는 위용을 과시했다.

   
▲ 개봉 첫 주 '호프'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라는 게 영화계의 시각이다./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는 올해 극장가에서 1690만 명이라는 역대급 대기록을 세운 흥행작 '왕과 사는 남자'의 개봉 첫 주말 성적과 비교해도 일찌감치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당시 '왕과 사는 남자'는 주말 하루 평균 30여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왕과 사는 남자'가 초반 화력보다는 입소문을 타며 설 연휴를 기점으로 관객이 급격히 불어난 '장기 흥행' 사례였다면, '호프'는 시각적 스케일을 무기로 초반부터 극장가를 초토화하는 상반된 흥행 양상을 보인다. 극장가에서는 '호프'가 이런 초반의 모멘텀을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으로 고스란히 이어간다면 매우 희망적인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눈부신 스코어에도 불구하고, 영화계 안팎에서는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우선 올해 앞서 개봉했던 연상호 감독의 SF 좀비 영화 '군체'의 사례를 경계해야 한다. '군체' 역시 개봉 초반에는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오며 관객을 쓸어 담았으나, 시일이 흐를수록 뒷심이 급격히 떨어지며 장기 흥행 안착에 아쉽게 실패한 바 있다. 

SF라는 장르적 특성상 초반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유리하지만, 대중적인 장기 레이스로 접어드는 순간 평가 잣대가 한층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호프'는 현재 CGV 에그지수 81%로 관객의 호불호가 교차하고 있다.

여기에 '호프'가 한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을 8월 5일, 강력한 경쟁작인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을 예고하고 있어 긴장감을 더한다. 현재 같은 기간 북미에서 개봉한 '오디세이'의 흥행 돌풍이 워낙 심상치 않아, 이 작품이 여름 극장가에서 '호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극장가에서 동시에 두 개의 대작이 '윈-윈'하며 대박이 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유독 한국 영화들과의 경쟁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에 '오디세이'가 '호프'의 독주를 저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장기 흥행을 노리는 '호프' 입장에서는 강력한 외화 대작의 등장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장기 흥행의 진짜 승부처는 지금부터다. 대중적인 빅히트 지표인 천만 고지 달성을 위해서는 '호프'의 제작사와 배급사의 영리하고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수적이다. 향후 밀려올 '오디세이'의 공세를 방어하고 현재의 호불호 여론을 정면 돌파할 수 있는, 한층 더 과감하고 공격적인 후반 마케팅과 홍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서운 입소문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돌려놓을 뒷심 뒷받침 카드가 준비된다면, '호프'는 강적들의 출현 속에서도 걱정보다는 찬란한 흥행의 희망을 현실로 증명해 낼 것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