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가운데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맞물린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될 경우 일부 대출금리가 연 8%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가운데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6개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연 4.13~6.58%로 집계됐다.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05%로 전월보다 0.15%포인트(p) 상승한 영향이다. 코픽스가 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같은 날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7~7.4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연 3.93~6.23%)과 비교하면 하단은 0.84%p, 상단은 1.26%p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 기대가 선반영된 데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되면서 상승 압력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와 맞물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이어졌던 금리 동결 기조를 마무리하고 긴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한은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한 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신현송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통화정책을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성장과 물가, 환율, 부동산, 가계대출 등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가 긴축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물가와 경기 흐름을 감안할 때 연내 한 차례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가 0.25%p 더 오르면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 등 자금조달 비용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대출금리 역시 한 단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도 차주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금융당국이 하반기에도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신규 대출 취급도 조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데다 대출받기도 어려워지는 '이중 부담'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는 약 4조3400억원으로, 이달 초 기준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3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목표의 78.1%를 소진하면서 은행별 대출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출 취급 채널과 한도를 잇달아 축소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일부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했고, 국민은행은 주택구입자금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일부 은행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하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축소하는 등 대출 공급을 전방위로 조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총량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일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최고 금리가 이미 7% 후반대에 근접한 만큼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경우 최고 금리가 연 8%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결국 대출금리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총량 규제로 대출 공급도 제한되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차주들의 자금 조달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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