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시대①] 글로벌 빅테크의 확장… 토종 플랫폼, 생태계 생존 시험대
수정 2026-07-20 15:45:48
입력 2026-07-20 15:39:14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검색·메신저·OTT·AI까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디지털 산업
네이버·카카오부터 티빙까지… 토종 플랫폼의 전략적 가치 재조명
네이버·카카오부터 티빙까지… 토종 플랫폼의 전략적 가치 재조명
검색과 메신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생성형 AI까지 디지털 산업 전반에서 플랫폼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을 넘어 이용자와 데이터, 유통을 연결하는 플랫폼 경쟁이 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미디어펜은 이번 '플랫폼 시대' 기획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토종 플랫폼의 의미와 경쟁력, 그리고 과제'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구글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가 디지털 산업 전반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플랫폼 경쟁이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흐름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검색과 메신저, OTT, 생성형 AI까지 이용자와 콘텐츠, 데이터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업계에서는 국내 플랫폼 역시 한국만의 콘텐츠와 데이터, AI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
||
| ▲ 사진=AI 이미지 | ||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은 개별 서비스를 넘어 이용자를 하나의 생태계 안에 머무르게 하는 플랫폼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검색은 구글, 동영상은 유튜브, 모바일 운영체제는 애플과 구글, 생성형 AI는 오픈AI 등이 각각 막대한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플랫폼 안에서 축적되는 이용자 데이터와 광고, 결제, AI 서비스까지 연결되면서 규모가 커질수록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는 구조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검색과 메신저를 기반으로 커머스와 콘텐츠, 금융, AI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플랫폼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기존 플랫폼과 결합하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이 확보한 이용자 기반과 데이터가 AI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플랫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토종 플랫폼의 존재 의의, 왜 필요할까
업계에서는 토종 플랫폼의 존재 이유를 단순히 국내 기업을 보호하는 차원이 아니라 디지털 산업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플랫폼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창구를 넘어 데이터와 광고, 결제, AI 서비스가 함께 순환하는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콘텐츠 유통 구조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5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방송 광고시장은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광고형 OTT 성장으로 전통 방송 광고를 대체하는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방통위는 OTT를 포함한 시장 분석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플랫폼 경쟁은 AI 시대 들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의 경쟁력은 모델 자체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이용자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에 좌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네이버는 최근 "AI 경쟁의 중심이 모델 성능에서 데이터 품질과 서비스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향후 5년간 콘텐츠 생태계에 1조 원을 투자하고 AI 검색과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광고와 커머스, 금융을 연결한 기존 플랫폼 경쟁력 위에 '에이전틱 AI 플랫폼'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부문 매출이 회사 전체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AI를 기존 서비스와 결합해 이용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확보한 이용자와 데이터가 콘텐츠와 광고는 물론 AI 서비스 경쟁력까지 연결되는 만큼 토종 플랫폼의 존재 자체가 국내 디지털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콘텐츠 유통과 광고시장뿐 아니라 이용자 데이터와 AI 서비스 확산의 주도권까지 해외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이 경우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플랫폼의 정책과 알고리즘, 수익 배분 구조에 더욱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AI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축적 역시 국내보다 해외 플랫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 OTT가 보여주는 플랫폼 경쟁의 현실
OTT는 플랫폼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는 대표 분야로 꼽힌다. 국내 OTT의 경쟁력 약화가 단순히 한 기업의 실적 문제가 아니라 국내 콘텐츠 유통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넷플릭스는 영화와 드라마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넘어 광고와 스포츠, 라이브 콘텐츠, 게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이용자를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막대한 가입자와 자본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투자와 서비스 확대를 동시에 이어가며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OTT들은 이용자 확보는 물론 콘텐츠 투자 여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사업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 가입자 기반과 투자 규모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데다 제작비와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국내 OTT가 글로벌 플랫폼과의 투자 경쟁에서 점차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 추진에서도 드러난다. 양사는 몸집을 키우기 위한 차원을 넘어 콘텐츠 투자 여력과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사실상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 경쟁력 약화가 해당 산업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OTT가 위축될 경우 K콘텐츠의 유통 경로가 글로벌 플랫폼 중심으로 더욱 재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콘텐츠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이를 유통하고 이용자 데이터를 축적하는 플랫폼까지 해외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콘텐츠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와 협상력 역시 해외 플랫폼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OTT 시장은 플랫폼 경쟁의 중요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콘텐츠 경쟁력만으로는 시장을 지키기 어려운 만큼 플랫폼 경쟁력까지 함께 확보해야 국내 콘텐츠 산업과 AI 생태계도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토종 플랫폼은 국내 콘텐츠와 데이터, AI 생태계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인 만큼 경쟁력을 유지하고 키우기 위한 정책적·산업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국내 플랫폼이 성장 기반을 잃게 되면 콘텐츠와 AI 산업 경쟁력 역시 함께 약해질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