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먹거리 가격인상 현실화…"원가 부담 한계"
수정 2026-07-20 15:16:58
입력 2026-07-20 15:13:28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CJ제일제당 햇반 12%, 오뚜기·사조도 주요품목 두자릿수 인상
고유가·고환율에 수입 원자재 가격↑…포장재값 부담까지 가중
"인상 요인 자체 흡수에 한계"…식품기업 릴레이 가격인상 전망
고유가·고환율에 수입 원자재 가격↑…포장재값 부담까지 가중
"인상 요인 자체 흡수에 한계"…식품기업 릴레이 가격인상 전망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환율 불안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연쇄 가격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간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춰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기업들의 누적된 원가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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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된 가공식품./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
2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햇반·만두·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 대표제품인 햇반이 12%로 가장 크게 오르고, 만두는 4.6%, 생선구이는 8.4% 인상된다. 대형마트에서는 이달 30일부터, 편의점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
사조도 다음 달 3일부터 주요 가공식품 출고가를 최대 20% 올린다. 참치캔 제품 10%, 꽁치와 고등어 등 수산캔 제품이 20% 인상되며 고추장, 된장, 쌈장 등 장류 제품과 참기름, 들기름 등 식용 유지 제품도 12% 오를 예정이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 16일 카레류·당면류·케챂류·후추류 29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9.8% 올렸다. 유형별 인상률은 카레류 6.1%, 당면류 10%, 케찹류 6.1%, 후추류 17%다.
오뚜기 관계자는 "국제 유가 및 나프타 가격 변동의 영향으로 포장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주요 원재료의 수입 비용도 증가해 제조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식품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가격 인상 배경은 원재료 및 부자재 가격 상승이다. 밀과 대두, 옥수수 등 주요 곡물부터 코코아, 커피, 유지류에 이르기까지 주요 원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환율과 고유가가 이어지며 수입 가격과 운송비 부담이 모두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동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포장재 원재료로 폭넓게 활용되는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인상의 방아쇠를 당겼다. 지난 3월 톤당 1242달러로 역대 최고(1246달러, 2008년) 수준을 기록한 나프타 가격은 지난달 7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미국-이란 간 긴장 고조로 다시 84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년간 500~600달러 중반을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오른 셈이다.
식품업계는 기존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요금 등 제반 비용 상승이 누적된 상황에서, 환율과 유가 상승폭이 커지면서 원가 부담을 감내하는 것이 한계에 달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하기 위해 앞서 누적된 원가 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왔던 만큼, 추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까지 견디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요 식품기업들이 잇단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먹거리 가격 '도미노 인상'에 대한 우려는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개입을 통한 인위적인 가격 통제 시도가 추후 더 큰 폭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기업이 가격 인상 요인을 자율적으로 반영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면, 가격 조정시 인상폭을 필요보다 더 키울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통상 기업이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 전 정부와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누는데, 주요 제품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정부도 기업 부담을 어느 정도 납득했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식품업계가 모두 같은 원가 인상 요인을 겪고 있는 만큼, 아직 인상에 나서지 않은 기업도 크고 작은 가격 조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