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강하늘, '국제시장 2'는 '국뽕' 아니다?
수정 2026-07-21 20:07:33
입력 2026-07-21 14:04:30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이념과 세대 균열 담아낼 묵직한 서사, '국제시장' 1400만 흥행 너머의 새로운 도전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2014년 142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이 속편 '국제시장 2'로 돌아온다.
이번 작품은 2014년 드라마 '미생'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던 배우 이성민과 강하늘이 12년 만에 부자(父子) 지간으로 재회해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배우 문소리까지 합류를 알리며 연기파 배우들이 만들어낼 시너지에 영화계의 관심이 한층 집중되고 있다.
전편 '국제시장'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가족을 위해 평생을 바친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를 조명해 대중에게 울림을 선사했다. 하지만 1960~70년대 성장 일변도의 경제 발전에만 천착한 나머지, 유신 체제와 조국 근대화라는 국가 주도 성과에 치우쳐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가린 이른바 '국뽕' 영화라는 비판 역시 적지 않게 받아야 했다. 국가관과 가족애라는 직관적인 감정에 호소하면서 시대의 이면이나 정치적 진통을 배제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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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제작 중인 영화 '국제시장 2'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등장하는 이성민과 강하늘.(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 ||
그러나 새로 제작되는 '국제시장 2'는 전작의 한계를 넘어 한국 현대사의 훨씬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얼굴을 직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영화의 핵심 축은 1970년대 파독 광부 출신으로 체제와 질서에 순응하며 한평생 가족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아버지 성민과, 1980년대 대학 재학 중 6월 항쟁의 한복판에서 민주화 운동을 목도하며 새로운 가치관을 마주하는 막내아들 세주의 충돌이다.
두 사람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인물들의 다채로운 입체감도 눈길을 끈다. 배우 문소리가 연기하는 성민의 아내 '옥련'은 부산 국제시장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격변의 시대 속에서 억척스럽게 4남매를 키워내는 엄마로 등장한다. 옥련은 자식과 남편 사이에서 갈등을 중재하고 가정을 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신파적 모성애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낸 강인한 한국 여성의 삶을 대변한다. 이처럼 인물들의 촘촘한 관계망은 서사의 깊이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산업화 시대를 일궈낸 아버지 세대의 고단함과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아들 세대의 열망이 한 가정 안에서 치열하게 부딪히고 화해해 가는 과정은 '국제시장 2'가 전작과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지점이다.
영화는 일방적인 '산업화 찬가'나 '국가주의 헌사'에 그치지 않고, 1987년 6월 항쟁부터 IMF 외환위기와 2002년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시대를 지나며 서로 다른 이념과 가치관을 지닌 부자의 갈등을 통해 진정한 세대 간의 이해와 통찰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화계 일각에서는 신중한 전망도 나온다. 전작 '국제시장'이 관객 1400만 명을 돌파할 수 있었던 데에는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고 국가주의 정서에 기댄 애국 마케팅의 흥행 동력이 컸음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대의 아픔과 민주화라는 민감한 역사적 과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자극적인 애국심 소구를 내려놓은 '국제시장 2'가, 과연 전편이 세운 대기록의 흥행 파워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관전 포인트이자 의문으로 남는다.
'국뽕'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한국 근현대사의 또 다른 면을 담아낼 '국제시장 2', 그리고 12년 만에 만나 깊이 있는 부자 호흡을 보여줄 이성민과 강하늘, 그리고 문소리를 비롯한 명품 배우들의 도전이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