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8월 1일부터 단계적 시행
명예감독관 근로자대표 추천권 전 사업장 확대…사용자위원 해촉 대상
위험성평가 미실시 시 과태료 최대 1000만원 부과 기준 신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오는 8월부터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 대기업과 시공 능력 상위 건설사들은 자사 사업장의 안전보건 현황과 하청 노동자의 사망사고 내역까지 의무적으로 외부에 공시해야 한다. 또 현장 위험 요인을 점검할 때 노동자를 빼거나 위험성 평가 자체를 건너뛸 경우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정부는 오는 8월부터 500인 이상 대기업이 자사 사업장 안전보건 현황과 하청 노동자의 사망사고 내역까지 의무적으로 외부에 공시해야 하는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을 21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사진=미디어펜


정부는 21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용노동부 소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후속 법안 개정에 따라 법률에서 위임한 세부 대상과 과태료 기준 등을 명확히 정립하기 위해 추진됐다.

우선 기업의 자율적 산재 예방 노력을 유도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안전보건공시제'가 내달 1일부터 전격 도입된다. 공시 대상은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주와 연간 건설공사 금액 1200억 원 이상인 건설 사업주로, 매년 자사의 안전보건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특히 자사 직원의 재해 현황뿐 아니라 하청(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사고와 공공 발주공사 사망사고까지 빠짐 없이 공개해야 한다. 위험을 외주화해 본사 재해율만 낮추는 눈가림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노동자의 현장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위촉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에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노사협의체)가 구성된 사업장에서만 근로자 대표가 명예감독관을 추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대표가 소속 노동자 중 적임자를 추천하면 위촉이 강제된다. 반면, 노사협의체 사용자위원이나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등 사용자 입장을 대변할 우려가 있는 위원이 이름을 올리는 편법은 명예감독관 해촉 사유에 새로 추가해 제도 중립성과 실효성을 강화했다.

현장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위험성평가 패싱'에 대한 처벌 수위도 구체화됐다. 먼저 위험성평가 자체를 실시하지 않은 사업주에게는 1차 적발 시 500만 원, 2차 700만 원, 3차 이상 적발 시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평가 과정에서 근로자 및 근로자대표 참여를 누락하거나 결과를 근로자에게 공유하지 않은 경우에도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평가 결과 기록 및 보존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300만 원이 부과된다.

해당 과태료 부과 기준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50인 이상 사업장은 2027년 1월 1일,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8년 1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노동부 장관이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및 시행을 명령할 수 있는 대상도 늘어난다. 최근 1년 이내에 화재·폭발·붕괴 사고가 2회 이상 발생한 사업장은 노동부 장관의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명령 대상에 추가된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참사를 유발하는 사업장에 대한 체계적인 유해·위험 요인 제거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기업이 스스로 위험 요인을 발굴·개선하고 이를 외부에 투명하게 알리는 안전문화의 기틀이 마련됐다"며 "노동자 현장 참여를 대폭 늘리고 법 위반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산업재해 재발을 뿌리 뽑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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