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장맛비도 멈추지 못한 생명의 수업…어미 백로의 날갯짓
수정 2026-07-22 01:52:41
입력 2026-07-22 00:21:39
김상문 부장 | moonphoto@hanmail.net
![]() |
||
| ▲ 먹이를 물어온 어미 백로가 곧바로 둥지로 가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며 새끼들의 날갯짓을 유도하는 모습은 번식기 백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육아 방식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장대비가 쏟아지던 인천 계양의 백로 번식지. 한동안 조용하던 둥지는 어미 백로가 먹이 물고 돌아오자 갑자기 소란스럽다. 어미를 기다리던 새끼들은 연신 날개를 퍼덕이며 목을 길게 뻗고, 나뭇가지를 타고 조심스레 어미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그런데도 어미는 바로 둥지로 가지 않는다. 먹이를 입에 문 채 맞은편 가지에서 새끼들을 태연히 바라본다. 먹이를 곧바로 나눠주기보다는, 새끼 스스로 날갯짓을 익히고 이동하는 연습을 하게 하려는 것이다. 둥지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갈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먹이 만큼이나 하늘을 나는 연습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 |
||
| ▲ 어미 백로는 새끼들의 성장 상황을 지켜보며 적절하게 먹이를 나누고, 비행을 익힐 수 있도록 행동으로 이끈다. 번식기 내내 이어지는 이 과정이 결국 새끼의 독립을 준비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새끼들이 아우성이다. 먼저 먹이를 차지하려고 목을 길게 뻗고, 서로 몸을 밀치며 치열하게 경쟁한다. 어미 부리에 닿으려 애쓰는 모습에서는 야생에서 살아남으려는 본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미 백로가 둥지로 들어서자 본격적인 먹이 경쟁은 야단법석에 가깝다. 어떤 녀석은 어미의 부리를 힘껏 붙잡아 먹이를 받아내고, 다른 새끼는 한 걸음 물러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먹이가 전달된 이후에도 어미의 돌봄은 끝나지 않는다. 다른 가지를 옮기며 잠시 새끼들의 먹이다툼을 가라앉힌 뒤, 충분히 먹지 못한 새끼에게 골고루 먹이를 나눠준다. 새끼들의 성장과 건강을 세심히 살피며 먹이를 공급하는 이런 모습은 번식기 백로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육아 방식이다.
![]() |
||
| ▲ 농경지와 습지가 점차 줄어들면서 백로의 먹이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건강한 생태환경은 야생 조류의 번식과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기반이다. 영상은 황로의 먹이 활동.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어미 백로의 자식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어미 백로는 먹이를 물어 나르는 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날갯짓을 해 보이며 새끼들에게 비행과 생존의 방법을 몸소 가르친다.
장맛비도 멈추지 못한 어미 백로의 날갯짓은 새끼들을 향한 깊은 모성애이자, 생존의 지혜를 전하는 자연의 소중한 가르침으로 다가온다.
※ 백로와 왜가리는 천연기념물이 아니지만, 새들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일부 번식지는 천연기념물 또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 |
||
| ▲ 번식기 백로를 관찰할 때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새들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 |
||
| ▲ 백로는 집단으로 번식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공간을 쓰면서도 종마다 일정한 구역을 배분해 살아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 |
||
| ▲ 백로는 세계 곳곳에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등이 대표적인 여름철새로 꼽힌다. 몸집과 부리, 다리 색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미지 생성=chatgpt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