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강재 요구 확대·EU CBAM 등 글로벌 탄소장벽 강화
포스코·현대제철, 전기로-고로 복합공정 등 저탄소 기술 박차
저탄소 고급강 라인업 확대…수소환원제철로 넷제로까지 실현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망 탈탄소 요구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저탄소 강재를 새로운 경쟁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탄소 저감 철강업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저탄소 생산기술과 친환경 인증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망 탈탄소 요구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저탄소 강재를 새로운 경쟁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의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에 사용되는 당진제철소 전기로 사진./사진=현대제철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 단계에 들어가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EU CBAM은 철강 등 탄소집약적 제품을 EU에 수출할 경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으로, 저탄소 생산체계를 갖출수록 수출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저탄소 철강 제품에 대한 요구가 점차 확대되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저탄소 제품의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현대제철, 저탄소 대응 기술 개발 ‘한창

먼저 포스코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철스크랩(고철)을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저탄소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고로에서는 철광석을 환원하는 과정에서 석탄을 사용해 대량의 탄소가 발생한다. 하지만 환원 과정을 거친 철스크랩을 활용하면 탄소 발생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에 포스코는 고로 제강 공정에서 철스크랩을 투입하는 ‘스크랩 이중 장입’ 기술을 개발했으며, 쇳물 1톤당 탄소 배출량을 약 10%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저탄소 강재 판매를 시작해 5억2000만 원의 판매 실적을 올리면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또 지난달 본격 가동에 들어간 광양 전기로에서도 저탄소 제품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전기로에서는 불순물 제어가 어려워 저급강 위주로 생산이 이뤄졌다. 하지만 포스코는 고로와 전기로에서 나온 쇳물을 혼합해 정련하는 합탕 기술을 통해 고급강까지 전기로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다. 

전기로는 고로 대비 약 75% 탄소 감축이 가능해 친환경 고급강 시장 선점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30년까지 전기로에서 자동차강판은 물론 전기강판까지 양산해 저탄소 제품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도 저탄소 제품을 통해 글로벌 탈탄소 기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올해부터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가동에 들어가면서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20% 저감된 강판 생산에 들어갔다.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사와 협업을 통해 탄소 감축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글로벌 인증을 확대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제품 승인은 설비 가동 전 25종을 마친 가운데 올해 안으로 53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2032년까지 저탄소 제품 판매량을 600만 톤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역시 저탄소 제품 판매 확대를 올해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탄소저감 철강 생산체제로 본격 전환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품질 신뢰도와 생산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저탄소 강재는 필수…“포트폴리오 확대 필요”

업계에서는 앞으로 철강업계의 저탄소 제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제품에 대한 경쟁력이 단순 가격이나 품질을 넘어 탄소 배출량에도 영향을 받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탈탄소 요구 움직임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BMW는 2030년까지 유럽 공장 생산 차량에 들어가는 철강재의 40%를 저탄소 제품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포드와 볼보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저탄소 강재 사용을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저탄소 강재 생산능력이 향후 판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반응이다. 저탄소 강재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해야만 글로벌 무역 장벽을 극복하고 기존 수출 시장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저탄소 강재를 넘어 향후에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공정 혁신 속도가 글로벌 철강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저탄소 강재는 글로벌 철강 시장 내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선제적인 저탄소 강재 포트폴리오 구축이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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